여자배구계는 30일 어수선했다. 1위를 달리던 흥국생명 황현주 감독이 경질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1위팀 감독이 잘렸으니 성적이 나쁜 감독은 목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현대건설은 2007~08시즌에 챔프전 진출 후보로 꼽혔지만 예상과 달리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간판스타의 독불장군식 행동에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해 자중지란에 빠졌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덕장으로 알려진 홍성진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4위에 머물고 있는 터라 흥국생명 감독 경질 사건이 남의 일처럼 보이질 않는다.
도로공사 박주점 감독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도로공사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주포 한송이(흥국생명)를 놓친 탓에 전력이 떨어져 최하위로 추락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꼴찌가 당연하지만 선수 구성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 특히 최근 5연패가 마음에 걸렸다. 이런 까닭에 이날 구미에서 열린 도로공사-현대건설전은 양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현대건설은 1세트를 25-17로, 2세트를 25-20으로 뺏었다. 그러나 3세트를 17-25로 놓치자 홍성진 감독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선수들을 다그쳤다. 평소 같으면 선수들을 격려하고 달랬겠지만 이날은 달랐다. 박주점 감독이 "연패에 빠졌지만 분위기는 좋다"며 선수들을 다독이는 모습과는 달랐다.
현대건설은 4세트를 25-19로 낚아 3-1로 이겼다. 블로킹(12-2)과 서브득점(9-3)에서의 우세는 현대건설이 낙승을 거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홍성진 감독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동안 경질설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주점 감독도 6연패의 수렁에 빠진 탓인지 얼굴이 굳었다.
이어 열린 남자부에서는 LIG손해보험이 한국전력 KEPCO45를 3-1로 이겼다. KEPCO45는 이날 패배로 개막전 이후 최다연패 신기록(12연패)을 세웠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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