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여파로 2010년 우리나라 출산율이 사상 최초로 0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출산 양육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0일 내놓은 ‘중기 출산율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경제성장률이 2%일 경우 2010년 출산율은 1.08명, 1%일 경우에는 0.85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연구원(1.7%), LG경제연구원 (1.8%) 등 국내 주요 경제 분석 기관들이 1% 성장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어 0명대 출산율 악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년째 이어오던 출산율 오름세도 ‘반짝 상승’으로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사원이 과거 월별 출생아수 분포를 적용해 예측한 결과 2008년도 총출생아수는 47만3,205명으로 2007년 49만6,710명에 비해 2만3,505명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출산율 역시 1.20명으로 2007년에 비해 0.06명 감소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폭이 커져 전년 동월대비 8월은 13.7%, 9월은 10.1%나 떨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불황 영향은 당장 내년부터 미치기 시작해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장기 ‘저출산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1997년 당시 1.54명이던 출산율은 1998년 1.47명에서 2005년 1.08명까지 추락하다 2006년에야 1.13명으로 반등했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위기에 따른 또 한번의 출산에 대한 심리적 충격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이나 의식을 본질적으로 변화시켜 비혼(非婚)과 무자녀를 당연시 여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 2007년에 출산한 여성 37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경기 상황이 출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율이 17.4%로 2006년 조사당시 10.6%보다 높았다. 가구소득 변화 역시 27.6%가 출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상의 장기간 출산율 폭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경제 문제 때문에 출산이나 결혼을 연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의 저소득층 뿐 아니라 몰락 가능성이 큰 중산층까지 출산과 양육에 관한 사회 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합계출산율 = 만 15~49세 가임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연령별 출산율의 총합과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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