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주식 시장이 30일 1,124.47로 문을 닫았다. 올해 주식 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와 실물 경제 침체라는 핵 폭탄급 악재에 휘청거리다 반토막이 나면서 여러 불명예 기록을 쏟아냈다. 숫자를 통해 올해 증시를 되돌아 본다.
1,901.13(장 중 최고치)
올해 코스피지수 1,891.45로 문을 열 때만 해도 전망은 밝았다. 새 정부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증권사들도 2,000선은 쉽게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에서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미 금융 기관의 신용 위험이 다시 불거지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사태가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미 정부가 베어스턴스를 구제 금융을 통해 살리기로 하면서 불안 심리는 잦아들었고 5월 16일 1,888.88(종가 기준)을 찍은 데 이어 19일 장 중 한때 1,901.13까지 올랐다.
892.16(장 중 최저치)
진짜 위기는 그 때부터였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망령은 결국 9월 중순 리먼 브러더스를 쓰러뜨렸다. 금융위기였다. 게다가 국제 상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물가 상승률도 둔화했고 세계 경제는 성장률과 물가가 함께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결국 실물 경제의 위기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지수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고 10월 24일 종가 기준 최저 치(938.75)를 기록한데 이어 다음 거래일(27일)에는 장 중 한 때 900선이 무너지며 892.16을 찍었다.
1,008.97(최대 변동 폭)
코스피지수 연중 최고와 최저 사이 격차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IMF 외환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변동성이 컸다는 1999년 조차도 최고치와 최저치 사이의 차이가 440.5포인트였다. 특히 이 같은 대폭락이 불과 다섯 달 사이에 일어났다.
10월 29일에는 오전에 1078.33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오후 들어 920.35까지 떨어지면서 일 중 변동폭이 역대 최고치 157.98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26차례, 코스닥 시장에서는 19차례나 '사이드카 (선물시장이 급변할 때 시장 안정을 위해 5분 동안 매매를 정지)'가 발동했다. 주가가 널뛰기,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니 투자자들은 사고 팔아야 할 타이밍을 못 잡고 '눈 뜨고 당하는' 꼴로 큰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500(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예상 주가)
올해 비관적 경제 전망을 내놓았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건설업체 연쇄 부도와 은행 부실이 심각해질 경우 코스피지수 500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예언했다. 파격적이지만 많은 이들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주가가 3,000까지 간다"고 장담했던 이명박 대통령이나 낙관론을 폈던 전문가들을 믿었던 투자자들의 배신감이 되려 미네르바를 스타로 만들었다.
36조1,638억원(외국인 순매도 액수)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유동성 압박에 외국인들이 현금 마련을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시장의 주식을 내다팔면서 외국인의 '바이(Bye) 코리아'는 거셌다. 올 들어 26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36조1,638억원으로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연 간 순매도액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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