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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大 '명물 주점'도 경제한파에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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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大 '명물 주점'도 경제한파에 폐업 위기

입력
2009.01.0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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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때부터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번의 예일대 앞을 지켜온 명물 주점 '모리'가 문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모리는 수년 전 후원 회원들로부터 200만 달러의 기금을 받아 재정이 좋은 편이었지만 최악의 경제위기 탓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19일 '겨울 휴가'에 들어갔다. 말이 휴가지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1849년 문을 연 모리 주점은 1863년 예일대 조정부원들이 우연히 들르면서 학생들과 인연을 맺었다. 조정부원들은 주점의 소박한 분위기에 매료돼 단골이 됐고 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예일대 농구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는 등 주점은 곳곳에 예일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여러 사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주령 지지 여성운동가 케리 네이션이 술 마시고 흥청대는 학생들과 함께 찍은 것이다. 크리스토퍼 게트먼 모리주점 운영위원장은 "학생들이 지팡이로 술집을 부수던 과격 운동가 케리 네이션을 어떻게 얌전하게 만들었는지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유서 깊은 주점답게 명물도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예일대 아카펠라그룹 위펜풉스의 공연이다. 이들은 모리 주점을 소재로 <위펜풉스 송> 을 만들었는데 이 노래를 빙 크로스비,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르기도 했다. '컵스'라는 이 주점의 음주법도 독특하다. 손잡이가 달린 트로피 모양의 큰 컵에 맥주, 샴페인을 기본으로 다양한 주종과 음료를 섞은 뒤 돌려 마시는 것이다. 일행은 마지막으로 잔을 비운 사람의 이름을 넣은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예일대 동문들은 주점이 경영 위기에 빠질 때마다 재기를 도왔다. 지금도 두 명의 부시 대통령과 벨기에 요르단 왕족을 비롯해 알 파치노, 폴 뉴먼, 톰 행크스, 조디 포스터 등 1,400명에 이르는 화려한 후원회원을 두다. 하지만 이번에는 워낙 경제가 어려워 모리가 생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모리의 경영난은 학생과 교수들이 주변의 최신 주점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 크지만 음식 맛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동문들은 지적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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