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파고가 실물경제를 완전히 덮쳐 버렸다. 광공업생산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4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소비, 투자 등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체감경기조차 환란 당시를 넘어 사상 최악의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11월을 기점으로 실물경기 하강 속도가 급격히 가팔라졌다는 진단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광공업생산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을 보이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1% 감소했다. 이는 환란 당시인 1998년 7월(-13.5%)보다 더 큰 폭의 감소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1월 이후 근 40년 만에 최악이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도 10.7% 감소했다.
공장도 하나 둘 멈추기 시작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9.0% 포인트 하락한 68%. 환란 당시인 1998년 8월(65.7%) 이후 가장 낮았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올 들어 처음 마이너스(전년 동월비 –1.6%)로 돌아섰다.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비 침체도 더욱 확연해졌다. 지난달 소비재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하며 1998년 12월(-7.3%) 이후 최악. 승용차 판매가 1년 전보다 무려 39.4% 줄어드는 등 내구재 판매가 16.3% 감소한 영향이었다.
기업들의 투자 부진세도 이어졌다. 1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0% 감소했고, 투자 선행 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무려 43.9%나 줄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0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2.0포인트,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환란 당시보다 더욱 꽁꽁 얼어 붙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전달의 54보다 크게 추락했다. 1998년 1분기(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 특히 내년 1월 업황전망 BSI는 4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1년 3분기 이후 최악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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