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20년대말'세계공황'과 1987년에 있었던 '블랙 먼데이', 그리고 '잃어버린 10년'으로 대표된 장기경기침체 등을 도쿄(東京)에서 벌어진 대지진에 비유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몰아친 글로벌 경제위기는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정도로 다른 것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재난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일본 최고 경제전문연구소인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 서울사무소 디렉터인 최도준(사진)실장은 29일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체감도에 대해 '소행성의 지구 충돌'로 비유, 심각성을 강조했다.
최 디렉터는 "일본의 최고기업인 도요타는 영업적자가 1,500억엔(2008.4~2009.3 회계연도 기준)에 달하고 혼다는 단독결산 550억엔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본 기업의 절반 정도가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이 앞으로 2년 정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 연구소는 최근 일본의 상장ㆍ비상장 기업 501 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90%가 내년 경영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절반(49.5%)은 현재의 경영환경 악화가 사업에 미칠 악영향 기간을 향후 2년 정도로 봤고, 21.0%는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 디렉터는 "일본 기업중 73.7% 가 내년 3월중 최악의 상황이 올 것으로 봤고, 내년 4월 이후 불황의 침체가 깊어질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도 62.6%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 기업들은 내년 경영환경에 미칠 부정적 요인으로 ▦일본 경제 감속ㆍ경기후퇴(52.7%) ▦세계경제 감속ㆍ경기후퇴(41.1%) ▦일본시장ㆍ소비 위축(40.3%) ▦자원ㆍ원유ㆍ원재료 가격 변동(28.5%) 등을 꼽았다. 반면, 긍정적 요인으로는 ▦엔고에 따른 수입조달 비용의 저하(26.9%) ▦인재채용 환경의 개선(25.9%) 등을 들었다. 일본 기업 중 불황에 철저히 대비하는 기업은 11.8%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은 불황극복을 위한 우선 과제로 업무혁신ㆍ비용절감ㆍ생산공정합리화(72.5%)를 가장 먼저 꼽았고 ▦마케팅ㆍ영업ㆍ판매혁신(62.1%) ▦인재확보ㆍ교육(44.1%) ▦연구ㆍ개발(R&D) 및 신규사업 투자(34.7%) 등이 뒤를 이었다.
최 디렉터는 "일본 기업들은 불황이라고 투자를 억제하기보다는 마케팅ㆍ영업ㆍ판매 강화나 인재채용과 육성 등의 공격적 전략을 병행한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영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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