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무 기간만 11년이 넘는 주한미군 장교 부부가 한국 아동 2명을 입양, '가슴으로 낳는 사랑'을 베풀고 있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29일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미 2사단 전방전투지휘소 정보작전지원처장인 대니얼 버딘(48) 중령과 아내 엘리자베스 루아 버딘씨 부부는 2002년부터 동준(10ㆍ가명), 현수(9ㆍ가명)군과 함께 살고 있다. 동준군은 입양 절차가 끝나 정식 가족이 됐고, 현수군은 현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버딘 중령은 1991~92년 미 2사단 지원중대장으로 한국에 처음 부임해 근무한 뒤 98년~2002년 미 8군 정보참모부 계획장교로 다시 복무했다. 이후 200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또 근무하고 있으며, 세 번의 한국 근무 기간을 합하면 11년 2개월이나 된다.
한국인 두 아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보육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버딘 중령은 "화성보육원에서 아내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독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고 약한 두 아이에게 따뜻한 가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보육원 측과 상의한 끝에 아들로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대인 두 딸도 "남동생이 생기면 외국에서 근무하는 부모님도 외롭지 않고 더욱 화목한 가정이 될 것 같다"면서 흔쾌히 동의했다. 이후 동준군에 대해서는 한국의 친부모를 찾아 입양동의를 받고 2002년 입양 절차를 끝냈지만 현수군은 친부모를 찾을 수 없어 2004년부터 지금까지 길고 어려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근무기간을 연장했다는 버딘 중령은 "어렵지만 이런 과정 때문에 두 아들이 더욱 소중해졌고 우리 가정은 훨씬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도 "많은 자녀를 낳길 원했는데 두 딸은 배로 낳았고 두 아들은 가슴으로 낳았다"며 "두 아들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말했다. 버딘 중령은 "책을 좋아하는 동준의 꿈은 작가, 축구를 좋아하는 현수의 꿈은 미식축구 선수"라며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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