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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수사 부장검사 사의… 검찰 강·온 갈등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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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수사 부장검사 사의… 검찰 강·온 갈등 표면화?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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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 의견 대립이 주임검사인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의 사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내재돼 있던 법무ㆍ검찰 내 강ㆍ온 갈등 폭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다음달 15일까지인 명예퇴직 기간 내에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 제출 이유로는 PD수첩 수사와 관련한 내부 의견대립이 결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검사는 PD수첩 수사의 주임검사이자 담당 부장검사로 수사 실무를 사실상 전담해왔다.

그는 진실 확인을 위해 PD수첩 취재 자료 확인 및 관련자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는 수뇌부와 입장을 같이 했다. 검찰은 PD수첩이 인간광우병 의심 질환으로 사망한 아레사 빈슨 모친의 인터뷰 자막 오역과 뒤이은 담당 의사 인터뷰 편집 과정에서 자의적인 왜곡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해왔다.

임 부장검사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고 지난 7월 PD수첩에 대한 공개질의 때 강한 어조로 관련 자료 제출 및 자진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그는 수뇌부 등의 강경대응 주장과 생각을 달리했다. 강제수사 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여기에는 설사 왜곡이 있었다 해도 PD들을 수사의뢰인인 농림수산식품부 정책 당국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의율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었다.

보도 내용의 전반적 취지가 그르지 않은 데다, 자칫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고민의 대상이었다.

이는 법무ㆍ검찰 내 강경파들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최근 들어 PD들의 MBC 내 농성이 다소 느슨해졌다고 보고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각돼 왔다.

이에 대해 임 부장검사가 반대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임 부장검사는 조직에 '부담'을 안긴 책임을 지고 사표 제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법무ㆍ검찰 내 강ㆍ온 대립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3월 강경파가 주도한 대구ㆍ경북(TK) 편향 인사 때부터 검찰 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촛불집회 과정에서도 강경파가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진압을 요구한데 반해, 온건파는 "지나친 진압은 사태를 키울 수 있다"고 반대했고, 결국 검찰은 경찰을 지휘하는 선에 머물렀다.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도 강경파는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온건파는 이에 반대했고 사태는 퇴임 후 체포로 마무리됐다.

임 부장검사의 사임으로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법무ㆍ검찰 내 갈등은 처음으로 표면화했다. 문제는 이를 신호탄으로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내년 2월 검찰 정기인사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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