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머리가 터져라 싸우던 여야 의원들 모처럼 웃었다. 국회유머포럼 대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2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웃음이 나라를 살린다'는 주제의 포럼에서였다. 그러나 현 국회 상황과 의원을 풍자하는 유머가 쏟아져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토론자로 나선 코미디 작가 출신 김재화 동아방송대 교수는 "나는 늘 국회를 코미디 하우스라고 불렀다. 이쪽(국회) 사람들이 더 잘 웃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못 알았다. K_1격투기를 더 잘하더라"며 "여기(헌정기념관)가 K_1대기실이고, 메인 링은 저기(국회 본청)에 있는데 지금 아마 수리 중일 것"이라며 최근 있었던 외교통상통일위에서의 폭력 사태를 꼬집었다.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축사에서 "의원이 탄 버스가 어느 마을을 지나가다 사고를 당하자 마을 주민이 묻어 줬다. 기자가 찾아와 '의원 모두 죽었냐'고 묻자 마을 주민은 '몇 명 살았다는데 의원 말을 믿을 수 있어야지'라고 했다"라는 유머를 소개하며 "이 유머 속에 있는 국민들의 뜻을 잘 헤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 의원도 인사말에서 "초등학생이 싸우면 '니들이 의원이냐, 싸우게'라고 얘기한다"며 "그런데 언제나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나 같은 의원이 많다"고 말하며 양복을 벗어 안감에 그려진 태극기를 보여 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포럼은 국회 대치 정국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공 의원은 "국회를 정상화하려 의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경제 위기로 의원들 마음이 편치 않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웃음 바이러스가 나라 전체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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