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가 뜨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의 총 설정액은 3조1,328억원(24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 1조2,499억원보다 1조8,829억원으로 늘어났다. 150% 성장을 이룬 셈인데 금융 위기와 실물 경제 위기 속에서도 ETF 시장 만큼은 급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ETF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주식이나 일반 펀드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지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ETF를 이용한 주식 현물ㆍ선물 차익 거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ETF를 찾는 개인 투자자의 발길이 크게 늘었는데 실제로 ETF의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은 1월 말만 해도 12%에서 꾸준히 증가해 최근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수수료가 싸고 철저한 분산 투자를 통해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장점이 지난 1년 동안처럼 들쭉날쭉 했던 주식 시장에서 빛을 냈다는 분석이다.
ETF는 인덱스 펀드의 하나이다. 코스피 200을 구성하는 종목을 지수 구성 비중과 똑같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특정 종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사는 셈이며, 지수가 오를 것 같은데 어떤 종목이 오를 지 콕 집어내기 힘들 때 적절한 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또 주권을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어 일반 인덱스와는 또 다르다.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는 수고 없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실시간 거래할 수 있고 환매 수수료도 물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수료가 연 0.5% 수준으로 싸다는 게 좋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해마다 2~3%씩 수수료로 떼가는 점을 감안하면 오래 투자할수록 유리하다. 증권 거래세(0.3%)도 면제된다. 주식처럼 1년에 한 두 번씩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ETF가 꾸준히 나오면서 지난해 말 21개였던 ETF는 현재 37개로 늘었다. 특히 그룹 주 EFT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5월 '삼성KODEX삼성그룹주ETF', 10월 'Kstar5대그룹주ETF'에 이어 지난 24일에는 'GIANT현대차그룹ETF'가 새로 선을 보였다. 특히 '삼성KODEX삼성그룹주ETF'는 출시 7개월 만에 설정액이 2,26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그룹주 관련 ETF의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등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견실한 그룹 관련 주식이나 EFT가 더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흔히 그룹주 EFT는 그룹주 펀드와 언뜻 볼 때 상품 구조가 비슷하다 보니 둘의 비교를 많이 하는데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에 따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트폴리오 구성과 종목 교체 방법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ODEX삼성그룹ETF'는 삼성 그룹에 포함된 시가 총액 1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 종목을 편입하고 종목 별로 25%까지 편입할 수 있다. 반면 한국삼성그룹주펀드의 경우 삼성그룹에 포함된 상장 종목 중 종목별 최대 10%까지 편입할 수 있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나 금융 업종 등 특정 종목의 상승세가 예상되면 ETF를 삼성그룹 전체가 장기 성장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 삼성그룹주 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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