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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방송작가 대상 수상한 MBC FM '최양락의… ' 3김 퀴즈 작가 박찬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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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방송작가 대상 수상한 MBC FM '최양락의… ' 3김 퀴즈 작가 박찬혁씨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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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이 없고 무질서한 군중을 가리키는 고사성어는?"(최양락)

"정답! 국회. 이건 딩동댕 가야 돼, 쳐라 쳐."(YSㆍ배칠수)

"나쁜 것들이여. 정답은 정.치.인.들."(JPㆍ최양락)

"에~ 이것을 말씀 드리자면. 개판 친다? 토 쏠린다? 꼴들 좋다?"(DJㆍ배칠수)

퇴근길 회사원들의 지친 어깨를 웃음으로 들썩이게 하는 MBC FM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오후 8시10분~9시)의 '3김 퀴즈' 코너. 실제상황이 아닌데도 극중 YS, DJ, JP의 대답은 꽤나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최양락과 배칠수가 3김의 성대모사를 제대로 해낼 뿐 아니라 각 인물의 성격적 특징이 개그 속에 잘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 퀴즈를 만드는 이는 바로 방송작가 박찬혁(43)씨. 7년째 '3김 퀴즈'를 집필해온 그는 2008년 한국방송작가대상을 수상했다.

'3김 퀴즈'는 여타의 개그 프로그램과 달리 연기자들의 즉흥연기보단 촘촘하게 계획된 대본에 충실한 코너다. 콩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구할까. "신문마다 성향이 다르니까, 신문을 골고루 봐요. 요즘엔 인터넷 댓글을 많이 읽어보는 편인데, 말도 안 되는 글도 있지만 정말 촌철살인 한마디가 있어요. 개그 프로는 물론 꼬박꼬박 챙겨보고요."

2002년 시작된 '3김 퀴즈'는 이젠 퇴근길 30, 40대 회사원들의 애청 프로다. 하지만 방송 초기엔 막무가내로 성질 급한 YS, 눈치 9단인 JP, 아는 것은 많지만 결국 헛발질인 DJ 등 콩트 속 3김의 캐릭터 때문에 항의도 많이 받았다.

"초기엔 전화가 불통일 정도였어요. YS는 왜 바보냐, JP는 왜 그렇게 음흉스럽냐. DJ만 박식하게 보여선지 사람들이 제 출신을 물어보는데, 저 서울 토박이거든요."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각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잡아냈지만 3김 콩트는 궁극적으로 웃음을 목표로 한 개그일 뿐이다. "사실 따져보면 YS 목소리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전혀 달라요. 7년을 듣다 보니 진짜 같다는 거죠. 그게 라디오의 힘이거든요. 안 보이니까 상상력을 유발하는 거예요."

풍자의 줄타기는 늘 아슬아슬하다. 인신공격이나 편향적인 내용으로 비칠 수도 있다. 올해엔 쇠고기 촛불 집회 이슈로 일부 청취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특히 힘들었던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시위가 한창일 때는 요즘 아이들 달라졌다, 물 뿌리면 온수 달라고 한다고 했거든요. 우린 애교 있는 개그로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에선 시위를 옹호하는 걸로 비쳤나 봐요."

그래도 방송작가 20년, 시사콩트만 7년째인 경력 덕에 풍자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정권이 어떻든 간에 항상 상식 선에서 풍자해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에요. 근거 없는 모욕이 돼서도 안되죠. 그리고 기분이 나쁘더라도 그걸 웃음으로 승화시키면 사람들 반응이 '치(피식)' 이런 식으로 넘어가게 되요."

지금 박씨의 최대 고민은 3김 중 누구라도 유고를 당했을 때다. "김종필 전 총재가 뇌졸중을 앓았잖아요. 세 분 중 한 분이라도 돌아가시면 그날로 방송을 끝내야 해요. 지금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3통 퀴즈. 과거 대통령들을 소재로 삼는 건 어떨까요?"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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