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 위작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박수근의 다른 작품에 대한 위작 의혹이 제기됐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아트딜러 정준씨는 29일 연세의료원에 유화 '떡 만드시는 어머니'(91×53㎝)를 기증했다. 정씨는 "박수근의 1945년 작으로 추정되며 보관 상태가 양호해 감정가액이 7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은 "정씨가 2년 전부터 여러 기관에 기증 의사를 전달, 그 중 한 곳의 의뢰로 물감 분석 등 과학감정을 실시한 결과 위작 판정을 내렸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 소장은 "과학감정이 불필요할 만큼 수준이 낮은 위작으로 제작된 지 10년 안팎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이번에 기증한 작품 외에 박수근의 작품 5점과 이중섭의 소 그림 2점 등을 갖고 있다면서 차병원, 성모병원, 울산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기증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그러나 기증품의 위작 의혹에 대해 "시료를 채취하게 해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연세의료원 측은 "정씨가 다른 곳에 소장품의 기증을 추진했던 것은 알지만 절차적인 문제로 기증이 안 된 것으로 들었다"면서 "관례대로 사례금 없이 일단 기증받은 뒤 감정을 진행하자는 생각에서 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작품을 기증하고 이 경력을 내세워 다른 소장품의 진위를 세탁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연세의료원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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