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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하이車, 국내 대주주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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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하이車, 국내 대주주였다면…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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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주주가 저렇게 행동한다면 어떤 비난을 받을까." 쌍용자동차 문제로 최근 서울을 찾은 상하이자동차 경영진의 행보에 대한 한 재계 원로의 평가다. 상하이차가 쌍용차 대주주(전체 지분의 51.3% 보유)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너무나 뻔뻔하고 떳떳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차 장쯔웨이 부회장 등 경영진 입장은 간단하다. 쌍용차 노조가 인력구조조정에 나서고, 정부와 주채권은행(산업은행)이 회사 회생에 적극 협조한다면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집주인이 자기 집에서 불이 났는데도 뒷짐을 진 채 소방서와 이웃주민에게 불을 꺼달라는 격이다.

물론 쌍용차 경영난이 모두 대주주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그간 의사결정을 잘못했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 못한 책임은 대주주에게 있다. 노조가 생산성 이상의 과실을 따먹었더라도 이 역시 대주주에게 책임이 없지않다.

이런 오너가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최고결정자인 지식경제부 관료를 만나 머리를 조아리지는 못할망정, 자금지원을 요청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상하이차는 본국 은행으로부터 쌍용차가 2,000억원을 빌릴 수 있는 대주주 보증도 해주지 않고 있다.

상하이차의 이런 '배짱 행보'에는 이미 본전을 뽑았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상하이차는 2005년 쌍용차 인수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작기술을 사실상 공짜로 가져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전해진 사실. SUV 2대(개발비용 약 6,000억원)의 기술을 기업간 정당한 '회계처리' 없이 빼내갔고, 이는 쌍용차 인수대금(5,900억원)과 같은 규모다.

기술유출은 아직 혐의 수준이지만, 노조 주장대로라면 그 가능성은 높다. 더욱이 인수대금 5,900억원 중 4,200억원은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빌렸다. 쌍용차가 살아도, 망해도 크게 아쉬울 게 없는 형국인 셈이다. 중국의 얼굴, 상하이차는 이제라도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은 대담한 결정해야 한다.

박기수 경제부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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