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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경제위기에 전세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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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경제위기에 전세계 몸살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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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경제위기의 피해가 지구 반대편 일본 도쿄와 미국 캘리포니아 등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어업과 관광산업에 치중하던 화산 투성이의 작은 섬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유엔으로부터 생활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로 평가받으면서 세계화의 성공 사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은행 3개 모두가 수십억달러의 빚을 안은 채 무너졌으며 내년에는 경제성장률 -8%에 물가상승률 18%가 예상되는 등 국가 파산에 직면해 있다.

아이슬란드가 짧은 시간에 성공했다가 몰락한 계기는 2004년 본격화한 은행 민영화였다. 다른 나라가 저금리정책을 쓸 때 고금리정책을 고수, 전세계의 돈을 끌어 모았다. 최대은행 카우프싱은 올해 6월 기준 자산이 8년 만에 30배나 증가할 정도였다. 자금이 밀려오자 아이슬란드 화폐인 크로네의 가치가 올랐고 그럴수록 외국 투자금이 쇄도했다. 은행은 이렇게 모인 돈을 미국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뒤 외국의 투자금 인출 요구가 쏟아졌고 그것으로 신화는 물거품이 됐다.

현재 아이슬란드 은행의 파산에 따른 손실이 미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의 부촌 베벌리힐스에는 아이슬란드 은행과 합작해 건설하던 초호화 주택이 건축 중단으로 흉물스럽게 서있다. 도쿄, 홍콩의 채권 투자자들도 휴지가 된 아이슬란드 채권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중동 카타르의 한 투자사는 카우프싱은행의 지분 5%를 파산 2주 전에 인수해 큰 손실을 입었다. 영국은 수십억 파운드의 투자 손실을 입었으며 독일의 저축은행들도 아이슬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어 300억유로의 정부 구제금융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아동환자를 돕는 자선단체 운영기금을 아이슬란드에 투자했다가 기금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570만파운드(약 107억원)를 날린 영국의 카리디 아지즈씨는 "세계화 탓에 정확한 위험을 안내 받지 못한 채 투자했다가 돈을 날렸다"고 허탈해 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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