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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법안 전쟁/ 두 차례 머리맞댄 與野…방송법 등 3개법안 이견 못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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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법안 전쟁/ 두 차례 머리맞댄 與野…방송법 등 3개법안 이견 못좁혀

입력
2009.01.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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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29일 오전 국회 정상화를 위한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여야 모두 불만이 가득해 일찌감치 진통을 예고했다. 이후 자유선진당이 나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민주당이 맞장구를 치면서 대타협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으나 이내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4시간에 걸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30일 오전 10시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 한 채 일단 소득 없이 끝났다. "이번에 흐지부지하면 정국 주도권을 놓친다"(한나라당) "차라리 본회의장에서 끌려가는 모습이 낫다"(민주당) 등 속내가 다른 여야가 합일점을 찾는 과정은 멀고 험했다.

오전 10시30분께 발표된 김 의장의 중재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민주당에게는 29일 밤 12시까지 모든 점거농성을 풀라는 것이고, 한나라당에게는 쟁점 법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꺾으라는 것이었다. 중재안은 임시국회 회기(내년 1월 8일)까지도 현 상황이 지속되면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담았다. 여야 어느 한 쪽의 손을 완전히 들어 주지 않은 나름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난국의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28일 중점법안 85개 가운데 미디어 관련법,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금산분리 완화 및 출자총액제한 폐지 관련법 등 72개 법안의 연내 처리를 공언한 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안타까운 마음"(박희태 대표) "김 의장 판단이 너무 안이하다"(조윤선 대변인)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가재(김 의장)는 게(여당) 편'이라는 입장이었다.

중재안이 나오자마자 "직권상정 수순밟기"(원혜영 원내대표)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조정식 원내대변인) 등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이 29일 밤 12시 이후에도 본회의장 농성을 계속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김 의장의 복안은 공중에 붕 떠버리게 됐다.

교착 상태는 오후 들어 잠시 반전의 기운을 맞았다.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오후 1시께 마련해 간 중재안을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전격 합의한 것. 이 안의 골자는 한나라당과 김 의장이 직권상정 방침을 철회하면 민주당도 본회의장 농성을 해제하고, 내년 1월 8일까지 협의 가능한 민생 법안은 처리하되 쟁점 법안 처리는 그 뒤로 미루자는 것이다. 두 야당의 합의안은 김 의장의 중재안에서 한나라당에게 한 발 더 양보를 요구한 역제안인 셈이다.

뒤이어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 3당 원내대표가 오후 5시 야당 제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예산단독 처리 이후 여야가 등을 돌린 지 2주일 만이다. 한때 한나라당이 방송법 연내 처리를 양보한다는 말이 나오고,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중점법안 85개 가운데 58개는 수용 또는 토론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낙관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오후 9시 재개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오후 11시 넘어서 끝났다. 한나라당은 72개 법안의 연내 처리 입장을, 민주당은 'MB악법'의 철회 없이는 타협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신문방송 겸업허용, 재벌의 방송진출 허용 등을 담은 방송법 개정이 최대 쟁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일단 30일 회담에서 최종 담판을 짓기로 하고 헤어져 막판 대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파국을 앞두고 명분쌓기를 위해 대화와 타협의 시늉만 낸 것 아니냐는 냉소적 평가도 만만치 않아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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