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제고를 위해 주식 비중을 높이겠다며 주식 매입을 늘려온 국민연금기금이 29일 내년 주식 비중을 9%포인트나 낮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올 하반기 주식비중을 늘리는 사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인들 매물만 받아준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2009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 수정안을 의결, 내년 말까지 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29.7%에 20.6%로 9.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국내주식을 20.3%에서 17.0%로 3.3.%포인트 줄이고, 해외주식은 9.4%에서 3.6%로 5.8%포인트나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 비중은 66.4%에서 73.4%로 높이고,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투자의 목표비중도 3.9%에서 6.0%로 상향조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국내주식 불안이 이어지고, 글로벌 시장의 불안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 비중을 이같이 변경했다"며 "2013년까지로 예정된 중기자산배분안도 현재 수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 전인 7월말에만 해도, 박해춘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2012년까지 주식비중을 40%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주식시장이 패닉을 보일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데 적극 나섰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행보는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셀 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의 주식을 매물만 받아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정적이며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노후 자금을 날리게 된 꼴"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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