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취임을 3주 가량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예상보다 서둘러 중동정책의 가닥을 잡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AP통신은 29일 "오바마와 인수팀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는 CBS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오바마 당선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를 중시한다"고 차기 정부의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진행자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수준을 집요하게 묻자 엑설로드는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면서도 "오바마는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애매하게 둘러 말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와 비교해 오바마 차기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수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오바마 역시 이스라엘을 지지할 테지만 부시 정부에 비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6월 오바마가 하마스의 로켓탄 사정권에 있는 이스라엘 스데로트를 방문했을 당시 언급을 인용하면서 오바마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당시 오바마는 "나의 두 딸이 잠든 집에 누군가가 로켓탄을 쏘아댄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고 이스라엘도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마스에 대한 응징을 강조했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가 확고한 친이스라엘계로 분류되는 터라 이스라엘-아랍 간 화해를 위해 발벗고 뛸 가능성도 있다.
영국 BBC방송은 "오바마 당선자는 중동의 위기 속에서 취임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며 때문에 이스라엘도 새로운 휴전을 맺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연구소의 중동 담당 연구원인 존 알터맨은 "오바마의 지지 여부에 확신이 없던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부시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끝내자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말 휴가차 텍사스주 크로퍼드목장에서 지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가자 지구의 상황을 전화로 보고 받았으나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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