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폭력 조직을 20여년간 관리해온 '조폭전문가' 부산경찰청 폭력계 고행섭(58) 경감이 29일 정년퇴임한다.
지난 1979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투신한 고 경감은 주로 형사과에서 근무하면서 부산지역 조폭의 계보를 속속들이 파악해왔다. 70년대 이후 칠성파, 신칠성파, 영도파 등 폭력조직이 활개를 쳐 온 부산지역의 경우 조직원 등 폭력조직의 동향파악이 폭력사건해결의 열쇠였다. 고 경감은 세밀하게 파일을 작성해 관리하고 있는 부산지역 조직폭력배만 모두 290개파, 2,900명에 달할 정도로 폭력조직의 계보를 한 눈에 파악해 왔다.
검찰과 경찰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지난 92년에는 그의 폭력조직계보가 칠성파 등 부산 4대 폭력조직을 일망타진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전국에서 처음 시행한 '스쿨폴리스(배움터 지킴이)'를 고안해 학교폭력해결에도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스쿨폴리스' 인연으로 그는 제2의 인생도 청소년상담가로 살기로 작정,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야간대학에서 때늦은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후배 경찰들은 그와 함께 오랫동안 사건 현장을 지켜온 경찰 출입기자와 동료 등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인간 고행섭'을 만들어 퇴임식때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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