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 전성시대다. 정부가 정책금리를 크게 낮추고, 시중 금리도 내려가면서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수직 상승을 타고 있다. 채권펀드들은 지난 한 달간 3%대 수익을 거뒀고, 1년 수익률이 10%를 넘는 펀드도 여럿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년 동안은 정책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금리가 운용될 것"이라며 "2009년에는 채권펀드가 유망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6일 기준으로 채권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3.2%이고,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4.3%, 5.2%, 7.8%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각 11%, -21.7%, -32.1%, -37.2%)과 비교하면 1개월 수익률만 빼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앞으로도 채권펀드가 앞서 나갈까.
무엇보다 채권은 발행기관이 망하지 않는 한 정해진 시기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채권을 살 때보다 시장 금리가 떨어져 채권 가격이 오르면 중간에 팔아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중 금리가 고점 근처에 있다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지금이 채권 투자의 적기로 꼽힌다.
직접투자보다 펀드 가입이 낫다
전문가들은 채권 직접투자보다 채권펀드 가입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박유나 현대증권 연구원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기대 수익은 은행채 5.9%, 회사채 7.9% 정도지만 채권펀드는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으로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간(단기물이냐, 장기물이냐)과 투자 대상(국공채 위주냐, 회사채 위주냐)도 꼼꼼히 따져 전략을 세워야 한다. 금리 수준과 하락 정도가 같더라도 각각의 대응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1년 이내 단기전략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동하는 국공채 펀드를, 1년 이상 장기전략으로 고금리 회사채의 만기매칭(채권과 펀드 만기를 같게 하는 것)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채 펀드"를 추천했다.
우선 신용등급이 높은 국공채 중ㆍ장기물에 투자하는 펀드는 앞으로 금리가 더 내릴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6일 기준으로 1년 수익률이 최상위권에 있는 'ABF코리아인덱스종류형채권'(10.73%), '미래에셋엄브렐러채권형(C-1)'(10.45%),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1'(10.04%), '미래에셋솔로문국공채1'(8.91%) 펀드들 모두 이 전략을 택하고 있다.
김휘곤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 추가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국공채 펀드의) 투자 기간을 1년 이상으로 잡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량등급 회사채인 AA-회사채 역시 8% 이상의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좋은 투자 대상이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건설 업체의 불안 요소가 남아 있는 만큼 신용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회사채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거치식으로 가입해 3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만기매칭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시중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매매에 따른 손실 없이 고금리와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최근 채권펀드의 상승세는 은행채가 이끌고 있다. 금리는 크게 내리고, 채권안정펀드, 은행자본확충펀드 조성 등으로 은행의 리스크가 줄면서 은행채의 금리가 떨어지고 가격은 오른 덕분이다. 채권펀드가 이 달 들어 순매수한 은행채 규모는 전체의 70%(약 3조 3,000억원)에 이를 정도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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