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한화컨소시엄 간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 체결 시한이 29일에서 1개월 가량 연장됐다. 양측 모두 1개월의 시간을 번 셈이지만, 그 안에 한화 측의 인수자금 조달 문제나 실사 개시 등의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28일 "29일까지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더라도 매도인으로서 권리 행사는 내년 1월 30일까지 1개월 간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화 측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하고 납부한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몰취하는 등의 법적 행위는 1개월 간 유보한다는 뜻으로, 사실상 본계약 체결 시한을 1개월 늦춘 것이다.
산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매각 본계약은 양해각서에 따라 29일 체결돼야 하나, 이번 사안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중대성 등을 감안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한화는 인수 자금 조달에 최선을 다해주고 실사를 개시하기 위해 이해 당사자들 간 협의에 협조하는 등 인수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달라"며 내년 1월 말까지 보유 자산 매각 등 실현 가능한 자체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산은은 한화 측의 자구노력 선행을 강조하면서도 "한화가 요청해 오면 수용 가능한 가격 및 조건으로 한화의 보유 자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며 지원 방안도 밝혔다. 한화가 계열사 지분이나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요청할 경우 실사를 거쳐 적정 가격에 매입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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