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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홈피 1000여개 '클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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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홈피 1000여개 '클릭'이 없다

입력
2008.12.2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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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42)씨는 며칠 전 중학생 아들의 사회 과목 수행평가를 도와주려 컴퓨터 앞에 앉았다. 백두대간의 뜻과 지리적 특징을 조사하는 과제였다. 정부 웹사이트가 믿을 만하겠다 싶었는데 포털에서 좀체 검색되지 않았다.

20분을 허비한 끝에 산림청이 지난해 초 만든 '백두대간 정보시스템'(baekdu.forest.go.kr)을 찾았지만 기본 정보 이외의 코너엔 '데이터가 없습니다'란 메시지만 떴다.

산림청 대표 홈페이지(www.forest.go.kr)와도 링크(연결)돼 있지 않았다. 버려진 사이트 찾느라 고생만 했구나, 김씨는 허탈했다.

정부 인터넷 사이트의 부실한 관리ㆍ운영 실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43개 정부 부처에서 현재 운영 중인 홈페이지 수는 1,634개로, 부처 당 평균 38개꼴이다.

이중 상당수가 콘텐츠 보완이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거나, 방문자 수가 극히 적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포털 등에 주소가 공개돼 있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례로 26일 현재 환경부와 산하단체가 개설한 64개 홈페이지 중 '한국외래식물검색시스템' 등은 아예 접속이 되지 않는다. 5, 6년 전 수천만 원을 들여 만든 '주부환경지킴이' '환경지식커뮤니티' 등은 네티즌 참여가 필수적인 커뮤니티형 사이트인데도 의미 있는 새 글이 올라온 지가 한참 지났다.

29일 문 여는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문화관광체육부가 9,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 개설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일반인 게시글이 겨우 3개뿐이다.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지난 4월 개관 행사 소개를 위해 임시로 만든 홈페이지 그대로다.

효율적 관리가 절실한데도 정부 홈페이지엔 방문자 수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이 발표한 정부 웹사이트 운영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1,634개 홈페이지 중 방문자 수 관리 기능이 없는 것이 574개(35%)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홈페이지 구축 및 유지관리 비용을 별도 예산 항목으로 책정하지 않아 예산 편성ㆍ집행의 적절성은 물론, 그간 소요 비용조차 따져보기 힘든 상황이다. 황 의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중앙부처가 홈페이지 개설에 들인 비용은 확인된 것만 5,780억 원"이라며 "보강 비용까지 합치면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각 부처는 2008~2009년 웹사이트 개설ㆍ보강에 총 150억원 이상을 쓸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 국토해양부는 '현재의 홈페이지에 국민생활 관련 콘텐츠 연계'를 내세우며 30억 원을, 국가보훈처는 '기관 이미지 제고' 등을 이유로 1억2,000만 원을 책정했다. 산림청은 지난 2년 간 250명밖에 접속하지 않은 사이트에 2억원을 더 들일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정보화지원과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콘텐츠가 중복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웹사이트를 30% 이상 감축ㆍ정비하도록 연말까지 기준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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