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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스토리] 박정권 "1루수 꿰차 '프러포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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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스토리] 박정권 "1루수 꿰차 '프러포즈' 해야죠"

입력
2008.12.2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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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손에 물을 묻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절대 고생시키지 않겠다. 믿어도 좋다."

신랑의 큰소리에 신부는 코방귀부터 뀐다. 그러나 호강은 못해도 사랑은 변치 않으리라는 믿음에 청혼을 받아들였다. SK 1루수 박정권(27)은 지난 13일 동갑내기 김은미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뒤 입이 귀에 걸렸다.

박정권이 은미씨를 처음 만난 건 2006년 4월이었다. 박정권은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 친구의 친구로 합석한 은미씨에게 마음을 뺏겼다. 전주사나이 박정권은 다짜고짜 "사귀고 싶다"고 덤볐고, 아역 탤런트 출신 은미씨는 남자다운 박정권에게 매력을 느꼈다.

만난 지 두 달 만에 연인이 됐지만 연애 과정은 험난했다. 걸핏하면 싸우기 일쑤였고 헤어지자고 말하기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박정권은 "일편단심인 은미씨라면 평생을 함께 해도 괜찮다"며 결혼을 결심했다.

박정권은 6월말 한화 덕 클락과 부딪혀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동안 TV로 지켜봐야만 했던 박정권은 내년에는 이호준, 안경현과 1루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신부의 위로가 힘이 되긴 했지만 신랑에게 2008년은 유독 힘든 한해였다. 박정권은 "쉽진 않겠지만 내년에는 1루수를 사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정권은 "결혼했다는 사실이 실감나진 않지만 내가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예전엔 감독과 코치가 시키는 것만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찾아서 훈련한다며 웃었다.

박정권은 "프러포즈도 제대로 못했는데 앞으로 살면서 더 좋은 걸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1루수를 꿰차는 게 급선무란다.

이상준 기자 j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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