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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시작부터 '파행'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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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시작부터 '파행' 연속

입력
2008.12.2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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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국회 첫해는 파행으로 시작해 파행으로 끝맺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8년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28일에도 한나라당이 쟁점 법안의 연내 처리 의지를 밝히고 있고, 민주당은 법안 처리 저지를 다짐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행의 조짐은 5월 말 18대국회 임기 시작 직후부터 나타났다. 한미 쇠고기협상에 반대하는 야권의 장외투쟁과 정부의 고시 강행으로 인해 출발부터 삐걱댄 것이다. 그나마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개원에 합의하고 김형오 국회의장을 선출함으로써 파열음은 잠잠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쇠고기 국정조사특위 설치와 상임위 배분 등을 둘러싼 여야 간의 힘겨루기로 국회는 임기가 개시된 지 82일 만에야 지각 개원했다.

9월 정기국회에서는 추경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나라당은 ‘추석 민심’을 노려 추석 이전인 12일 단독 강행 처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예결위원 사ㆍ보임 과정에서의 절차상 하자로 인해 추석 전 처리는 무산됐다. 결국 여야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8일 추경안을 합의 처리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5일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화해 무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10월 국정감사 기간 동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교육과학기술위 등에서는 여야 의원들 간의 몸싸움과 입씨름으로 파행이 반복됐다. 또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의 쌀 직불금 부당수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개입 발언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국회가 법안 심사보다 국정조사에 몰두하게끔 했다.

쌓일 대로 쌓인 여야 간 불신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곪아 터져 나왔다. 여야는 12월 12일을 처리 시한으로 합의했으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 삭감 방안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리한 공방을 거듭했다. 결국 한나라당이 13일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연말 정국은 꼬여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나라당이 18일 외통위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강행하면서 여야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해머와 쇠톱, 소화기가 동원된 전례 없는 격렬한 충돌의 장면을 만들어냈고, 우리 국회는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 뿐만 아니라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실력 저지로 맞선 민주당의 대치는 연말 대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사례는 지난 10월 1,000억 달러 규모 해외채무에 대한 은행의 지급보증동의안 통과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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