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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주황색공 들자 환호·탄식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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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주황색공 들자 환호·탄식 교차

입력
2008.12.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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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낮 12시40분 서울 중곡동 대원중 강당. 강당을 가득 메운 600여명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쏠렸다. 이윽고 김일형 교장이 손에 쥐고 있던 주황색 공을 높이 들어 보이자 실내는 순식간에 환호성과 탄식으로 넘쳐났다.

주황색 공을 지니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는 얼싸안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반면, 녹색과 흰색 공을 고른 쪽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2009년 문을 열 국제중 신입생 선발의 최종 관문인 3단계 공개추첨이 대원ㆍ영훈중에서 각각 실시됐다. 대원 국제중의 경우 일반전형 모집인원(106명)의 3배수인 317명을 대상으로 전형이 치러졌다.

일반전형은 국제전형 합격자 중 18명의 함량 미달 지원자가 생기는 바람에 정원이 88명에서 다소 늘었다.

추첨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흰색, 녹색, 주황색 탁구공 중 하나를 수험생 본인이 직접 고르는 방식. 떨리는 마음으로 추첨을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김 교장이 미리 선택한 공을 내보이자 이내 희비가 교차했다.

영훈 국제중은 합격ㆍ불합격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백개의 우황청심환 용기에 합격을 의미하는 붉은 구슬과 나무 구슬을 1대2 비율로 집어넣어 포장한 뒤 커다란 상자에 담고 수험생이 하나씩 골라 열어 보게 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대원중에서 주황색 공을 골라 합격한 손모(40)씨는 "아이가 워낙 가고 싶어해서 원서를 냈는데 합격하게 돼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아들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반면 탈락한 학부모 대다수는 추첨 전형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모(36ㆍ여)씨는 "한 달 가까이 1,2차 시험을 힘겹게 통과하고 이 자리까지 왔는데 합격 여부를 전적으로 운에만 맡겨야 하느냐"며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특성화 목적에 맞게 최종 합격자도 실력 순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학교는 27일 오전 10시 최종 합격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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