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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08 한국 경제/ 물가·환율·대출금리 高高高…747 꿈도 함께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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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2008 한국 경제/ 물가·환율·대출금리 高高高…747 꿈도 함께 날아가

입력
2008.12.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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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또 한번 거품은 꺼졌다. 오랜 기간 고금리정책을 고수하며 경제 패권을 누리던 미국은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했다. 개방경제를 기반으로 성장을 구가하던 우리나라도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모든 것이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빈손(0)으로 기적(∞)을 일궈냈다. 그런 의미에서 '0'이란 항상 새로운 희망의 숫자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의 현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희망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한국일보는 LG경제연구원과 함께 지난 1년 한국경제를 규정하는 숫자 10개를 뽑았다. 배열은 숫자 크기 순이다.

상속·증여세·종부세 인하에 서민 박탈감

1= '1% 강부자 감세 논란'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9월 1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곧 "최상위 1% 부자를 위한 감세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일대 혼란을 야기했다. 상속ㆍ증여세 대폭인하, 양도소득세 완화 등에 이어 종합부동산세까지 거의 유명무실화하면서 '유리지갑' 직장인들은 다시 한번 박탈감을 느껴야 했다.

정부는 감세 배경에 대해 "종부세 자체는 위헌 소지가 상당했으며, 감세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부유층에 대한 대규모 감세는 결국 재정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종부세 완화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반격했다. 이 논란은 최근 국회 예산안 정쟁으로 이어져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제성장률·기준금리 '아래로 아래로'

3= '국내 경제성장률 급락, 한은 기준금리 인하'

국회가 예산안을 놓고 난투극을 벌이는 동안,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대로 떨어지게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4.6%에서 3.7%로 낮췄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5.0%였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률 급락에 기인한 바 크다. IMF에 따르면 작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은 4.9%였으나, 역시 3.7%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파격 인하한 3%로 공표했다.이로써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종전 2004년 11월 3.25%)으로 떨어졌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금이 금융비상수단을 써야 할지 여부를 결정할 경계선상에 와있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물가상승률 작년의 3배 육박

6= '6% 육박한 물가상승률'

소비자물가는 2008년 한국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 중 하나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9%, 8월 5.6%로 6%에 육박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7년 평균 2%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2분기 4.8%로 2배 이상 오르더니 급기야 3분기 평균 5.5%로 급등한 것. 이는 한국은행이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선뜻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못한 이유였다.

이로 인해 올해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은행과 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올해 실질임금 증가율은 3분기 -2.9%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실질임금 증가율이 1998년(-10.0%)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집값은 떨어지는데… 치솟은 대출금리

10= '주택담보대출 금리'

세계적 신용경색의 여파가 가장 먼저 서민의 피부로 와 닿은 부분은 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였다. 특히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이 주택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금리 인상은 그만큼 치명적인 가계고통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월 일부은행의 3년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올 초만 해도 가장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대 초반이었으나, 은행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에 연동하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 것.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높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불꺼진 아파트 늘고, 신규 취업자 줄어

15= '미분양 아파트, 연간 취업자 수'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확산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업종은 건설ㆍ부동산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와 부동산거래가 급감하면서, 9월 현재 미분양 가구는 15만호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의 10만3,000호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황이 보다 심각함을 나타낸다.

실물경기에 더욱 좋지 않은 신호는 바로 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신규 취업자 증가 수는 15만명. 작년에는 28만명이었는데 무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 신규 취업자 증가는 올해보다 5만명 줄어든 10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그나마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자고나면 오르던 기름값… 최근엔 급락

150=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7월 11일 사상 장중 최고치인 배껜?147.27달러를 기록하며 150달러에 육박했다.(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격 기준)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등했던 유가가 다시 급락하면서 경제 불안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3.68달러(9.3%) 떨어진 35.35달러에 마감했다. 마감가격 기준으로 2004년 4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가 수요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부각된 데다 저장용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수입물가가 하락하는 이점은 있다.

달러가뭄 '숨통' 유동성 위기 고비 넘겨

300= '통화스와프'

"달러를 구해라!" 은행들의 아우성은 처절했다. 곳간(외환보유액)은 서서히 줄어들고, 외국인들은 열심히 달러를 본국으로 빼나가기 바빴다. 은행들은 하루 짜리 달러 차입에 연명할 정도로 극심한 달러 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자칫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가 시장을 짓눌렀다.

10월30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40여일간 쏟아 부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한ㆍ미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 사실상 3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었다. 미국이 한국을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사실은 300억달러라는 수치 그 이상의 의미였고, 이후 일본,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가 이어졌다. 한동안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외화 유동성 위기는 이제 최악의 고비는 지났다는 평가다.

성장률·국민소득… 公約이 空約으로

747= '이명박 대통령 경제공약'

경제 대통령을 앞세워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의 7ㆍ4ㆍ7 경제공약은 반토막이 난 상태다. 우선 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첫해부터 된서리를 맞은 상태. 이미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3.7%로 예상했으며, 내년 성장률 역시 2%로 전망했다. 심지어 마이너스를 전망하는 기관들도 있다.

작년 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했던 국민소득은 올해 다시 1만달러대로 주저앉을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예상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8,300달러. 작년 2만45달러보다 8.7% 급감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고용상황 역시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일자리 창출 목표를 '60만개→35만개→20만개'로 낮춰 잡았지만 실제론 10만명 이하로 추락했다.

추락하는 주가… 바닥은 어디에

800= '코스피 장중 최저가'

작년 한때 2,000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는 올해 1,000선이 깨지면서 800대까지 추락했다. 10월27일 코스피 지수는 최저점인 장중 892.16을 기록했다. 5월 장중 최고가에 비해 무려 97% 폭락한 수치다. 또한 주가 최고치와 최저치의 차이는 1,008.97포인트로, 주가지수의 변동폭이 연중 1,000포인트를 넘은 것은 올해가 사상 처음이다.

종가기준으로는 1,888.88(5월16일)이 최고치, 938.75(10월24일)가 최저치다. 변동폭이 이렇게 크다 보니 사이드카 발동 횟수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26번, 코스닥 시장 19번이 발동됐다.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는 주가바닥을 500으로 예언하기도 했다.

高환율에 中企·은행·유학생 '피눈물'

1500= '환율'

코스피지수가 1,000선 밑으로 급락했던 반면, 원ㆍ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 우스갯소리로만 떠돌았던 '주가ㆍ환율 역전현상'(10월7일 환율=코스피지수=1,345)이 실제로 벌어지기도 했다.

환율급등의 영향은 수출 중소기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환헤지 파생상품인 '키코'(KI-KO) 가입 중소기업들은 거액의 손해를 보고 줄도산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은행 역시 막대한 소실을 감수해야 했다.

자식을 해외로 보낸 기러기 부모의 부담도 늘어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들도 늘었다. 반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 해외 교포들의 국내 송금 및 부동산 투자가 증가하는 기현상도 생겼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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