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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메이도프 금융사기 최대 피해자는 유대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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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메이도프 금융사기 최대 피해자는 유대계 사회

입력
2008.12.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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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월스트리트 사기꾼 버나드 메이도프(70)의 사기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유대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천문학적인 피해 금액 때문만이 아니다. 유대인의 정직과 신앙의 불문율을 깬 사기를 다름 아닌 유대인을 상대로 수십년 동안 자행했다는 사실에 세계의 유대인이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노벨상 수상자 엘리 위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메이도프 사기 사건의 피해자 명단에 유대인이 대거 포함돼 있다"며 "향후 수년동안 유대인 사회는 예전의 신뢰와 상호 존중의 정신이 충만한 공동체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대인 사회는 메이도프가 유대인 가정에서 자랐으면서도 유대교의 금칙을 태연하게 깬 것에 특히 경악하고 있다.

NYT는 탈무드 경전을 인용해 "유대인은 사후 하느님 앞에 섰을 때 가장 먼저 '너는 상거래를 하면서 양심에 따라 행동했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교육 받고 있다"며 "메이도프는 유대계 가정에서 정상적으로 자랐다면 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계산에 밝고 합리적이기로 손꼽히는 유대계의 거물들이 메이도프의 사기에 허무하게 넘어간 것도 유대인 메이도프의 양심과 상식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메이도프의 사고 체계와 정신 건강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뉴욕의 유명 랍비 제레미 칼마노프스키는 "메이도프는 사기 혐의로 체포되기 전날까지 직원들에게 봉급을 제대로 주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며 "거대한 사기 범죄에 대한 죄의식은 없으면서 주변 사람의 사소한 일을 배려하는 것을 보면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유대인 사회는 사기사건의 피해 규모와 속사정을 드러내놓고 밝히지 못하고 있다. 유대인 사회에 대한 외부의 편견이 더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AP통신은 "유대인은 메이도프가 사후 지옥 중의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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