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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탈출구를 찾아라/〈하〉노사 상생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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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탈출구를 찾아라/〈하〉노사 상생이 살길이다

입력
2008.12.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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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동조합은 23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비상 경영 선언은 조합원 4만5,000명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사측이 비상 경영 선언을 협의 없이 발표한 만큼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 말대로라면 회사의 위기 상황은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즈음 세계 초일류기업 일본 도요타는 내년 1월 이후부터 모든 공장에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가 판매부진으로 사상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되자 노조측이 먼저 주4일 근무제 도입을 제안한 것이다. 도요타가 평일 조업중단에 들어가는 것은 급격한 엔고로 궁지에 몰렸던 1993년 8월 이후 15년 만이다.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쪽에선 노조가 회사의 비상경영 선언을 정면 반발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에선 노조가 오히려 자발적으로 감산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노사간 상생이 없다면 결국은 '미국의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처럼 자멸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빅3의 경우, 회사가 망해가는데도 노조는 복리후생에만 집착했고 사측도 경영진이 자가용 제트 비행기를 이용할 만큼 호화스러운 생활을 보냈다.

우리 완성차 업계 상황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무엇보다 노사관계가 상생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실적이 좋을 때라면 더 많은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노사간 힘겨루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나눌 파이도 별로 없는 상황인데도 대결구도가 관성적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비상상태다. '영원한 제국' 도요타도 적자를 낼 만큼 세계자동차 시장상황은 초비상국면이며, 현대차도 이 폭풍을 비껴가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확산되면서 우리도 IMF사태 이후 가장 힘든 상황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달 들어 국내 7개 공장 중 아반떼와 i30를 만드는 울산공장 3공장외 모든 공장이 잔업, 주말 특근에 이어 정상근무까지 줄이는 대규모 감산에 들어갔다. 해외공장도 감산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도 비상경영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일선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울산공장 3ㆍ4ㆍ 5공장과 엔진변속기ㆍ소재ㆍ시트 등 6개 사업부 조ㆍ반장들은 회사 경영위기 극복에 솔선수범하기로 하고 사업부별로 결의를 다졌다. 울산 1ㆍ2공장 조반장들은 26일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측은 "현재의 위기국면은 사측의 일방적 행위로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을 사측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는 종전 견해에서 전혀 물러섬이 없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한때 잘 나가던 GM이 강성노조의 힘에 밀려 쇠락의 길에 접어든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노조들도 투쟁만능주의에서 벗어나고 임금억제에 나서는 등의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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