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늘 낭만적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꾼다. 아기 예수가 태어났을 때 베들레헴에 눈이 내린 것도 아닌데 왜 눈 오는 성탄절을 기다리는 것일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가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에서 눈 내리는 성탄절을 묘사했고 사람들이 소설을 읽은 뒤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려야 한다는 관념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이 신문은 디킨스가 살았던 19세기가 '작은 빙하기'로 불릴 정도로 혹독하게 추워 눈이 자주 내렸으며 이 때문에 그가 쓴 소설에도 눈이 빈번하게 등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디킨스가 살았던 영국 동남부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 것은 1900년 이후 단 일곱번 뿐이며 그 전 세기에도 스무번 이하였지만 디킨스의 유년기에는 유독 눈이 자주 내렸다. 디킨스가 아홉 살 될 때까지 눈 오는 크리스마스가 여섯번이나 될 정도였다.
때문에 <크리스마스 캐럴> 에는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가 눈 내린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주민들이 도로와 집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동네 개구쟁이들이 신나게 놀던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등이 매우 자세히 묘사돼 있다. 크리스마스>
디킨스가 어린 시절 눈이 자주 온 것만이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아니다. 필립 알링햄 레이크헤드대 교수는 "디킨스가 어느 정도 자란 뒤 아버지가 빚 때문에 감옥에 가 가족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때문에 디킨스는 화목했던 유년시절의 크리스마스를 그리워했고 소설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등장시켰다"고 말했다. 유년기에 대한 향수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셈이다.
디킨스는 영국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의 전통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쓴 크리스마스 트리 에세이가 큰 반향을 일으킨 뒤 앨버트 왕자가 1840년 영국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처음 들여와 온 국민의 장식물로 만들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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