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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가 '사회적 기업' 세웠다

입력
2008.12.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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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가 이윤 추구 보다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세웠다. 세계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며 일자리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K에너지(부회장 신헌철)는 24일 사회투자지원재단(이사장 오제식), 열매나눔재단(대표이사 김동호) 등과 각각 3억5,000만원씩을 공동 투자, 블라인드 제조업체 '메나진-에코원'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현재 고용된 근로자는 기초생활수급자 15명, 차상위계층 5명 등 모두 취약계층이다. 특히 이중 10명은 새터민(탈북자)으로, 금전적 지원 위주의 정착지원 제도의 한계를 넘어 직업교육 및 일자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경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나진-에코원은 내년에는 50여명의 취약계층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말 그대로 일자리를 위해 만든 기업인 셈이다.

이익도 저소득층 복지 증진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다행히 우드림(대표 정주태)과 예원인테리어(대표 이행용) 등 중견 기업들의 지원으로 이미 안정적인 공급처도 확보한 상태. 보건복지가족부의 '사회공헌 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이어서 정부의 후원도 받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해외에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동부도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불안이 엄습함에 따라 '사회적 기업'을 본격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회적기업 인증기업 수는 154개, 고용 인원은 총 3,000~4,000명이다.

SK에너지가 이처럼 사회적 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나서게 된 것은 물고기를 나눠주기 보단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궁극의 사회공헌 활동이 될 것이라는 철학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주로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바꾸는 데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사실 SK에너지는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3분기)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3분기까지 실적만으로도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연간 수출 20조원 클럽에 가입했을 정도이다. 특히 3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5,000억원)의 2.5배를 넘는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휘발유의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SK에너지 신헌철 부회장은 "국내외 경기는 내년 하반기를 지나 늦으면 2010년께나 회복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고된 위기는 이미 위기가 아니며 오히려 성장의 기회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무도 가지 않은 어두운 길을 걷고 있지만 동지가 지나면 하루하루 밤이 짧아지며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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