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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트로트가요제 대상 받은 충청대 오지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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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트로트가요제 대상 받은 충청대 오지언씨

입력
2008.12.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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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지난 6일 TBS교통방송 주최로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TBS대학생트로트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오지언(29ㆍ충청대 음악과2)씨는 24일“화려한 성공보다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미디어를 통해 화려하게 조명받는 가수가 되기보다 소극장이나 라이브카페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살고 싶단다. 하지만 가요제 대상으로 이런 소박한 소망은 당분간 접어야 할 것 같다.

그의 숨은 실력을 본 기획사들이 끊임없이 ‘러브 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쾌한 창작곡 ‘책임져(임종수 충청대 교수 작곡)’를 풍부한 가창력과 깊이있는 감정처리로 매끄럽게 소화해 다른 참가자들을 압도했다. 충청대 음악과 조교 구자헌(30)씨는 “지언씨는 성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저음, 고음 모두 음색이 고르고 감정표현과 곡 해석능력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어려서부터 음악이 마냥 좋았던 그는 청주여상고 1학년 때 보컬을 만들어 리드싱어로 학교 축제와 청주 성안길 등을 누비며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가끔 출전한 가요제에서는 어김없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고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노래하던 그는 음악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지난해 충청대 음악과에 진학했다. 보컬을 전공하는 그녀는 FS(from sound)밴드를 결성, 교내 행사와 지역 음악회 단골 손님일 뿐만 아니라 종종 사회복지시설에서 노래 봉사도 하고 있다.

가요와 성악, 뮤지컬 등 모든 장르의 곡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집안 내력인 것 같다”며 쑥스러워 했다. “특히 할아버지의 실력이 대단하세요. 우리 집은 가족파티를 노래방에서 한답니다.”

그는 지나치게 기교를 부리는 트로트에 대해 경계한다고 말했다. 트로트의 대표적 기교인 ‘꺽기’를 남발하면 오히려 듣기 거북하고 노래의 질도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로트도 기교나 멜로디만이 아닌 높은 예술성으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트로트가 영원히 사랑받으며 좋은 음악으로 남으려면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모든 음악은 통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트로트만 고집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뽕작가수는 뽕작만 부른다’는 고정 관념을 깨겠다”면서 “졸업 후 당분간 트로트에 전념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충청대학은 올해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음악과에 트로트 전공을 개설했다. 고향역(나훈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하수영) 옥경이(태진아) 등을 작곡한 임종수씨를 교수로 초빙, 대중가요계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글ㆍ사진 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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