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재판 중인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 2월에 법원의 인사이동이 예정돼 있어 그 때까지 마무리 되지 못하면 이 사건들은 다른 법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황우석
2년반 동안 37차례 '마라톤 재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재판은 2년 반째 진행 중이다. 황 전 교수가 2006년 5월 사기 및 난자불법매매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공판이 열린 후 지금까지 37차례 재판이 열렸다. 하지만 신청된 증인 100여명 가운데 70여명에 대해서만 심문이 이뤄져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황 전 교수가 “(연구성과를) 일부 과장한 것은 있지만 줄기세포 복제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은 맞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증인 심문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민사 소송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난자 채취를 당한 여성들이 2006년 4월 국가와 의료기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2년 6개월 뒤인 올 11월에 변론 종결됐지만, 아직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의료 사건은 원ㆍ피고 측이 자료를 준비해 서로 교환하는데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린다. 이 사건도 소장이 접수되고 변론준비기일에서 쟁점을 정리하는 데만 2년이 소모됐다.
담배소송 1심만 8년 걸려… 내년도 불투명
1심만 햇수로 8년이 걸린 담배소송 항소심은 내년에도 선고 여부가 불투명하다. 흡연으로 폐암에 걸린 환자와 가족 30여명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3억700만원 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은 1999년. 1심에서 2007년 1월 원고패소 판결이 나기까지 재판부가 4번 바뀌었고 폐암환자 원고 7명 중 4명이 선고 전에 숨졌다. 항소심 첫 재판도 서울고법에서 접수 1년2개월만인 올 3월에 시작됐다.
정태수 도피성 출국… 궐석재판 진행 중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항소심은 피고인의 ‘도피성 출국’으로 재판이 지연된 경우다. 정씨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영동대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5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지난해 4월 정씨가 치료를 핑계 삼아 출국해 1년 넘게 돌아오지 않아 재판이 중단됐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심상철)는 지난 10월 정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재개했다. 카자흐스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던 정씨는 재판부의 의뢰로 경찰이 소재를 알아본 결과 현지 거주 여부도 불확실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씨가 없는 상태에서도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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