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대학교 1,2학년 또래다. 약관(弱冠)에 불과한 스무 살이 올 한 해 한국야구를 쥐락펴락했다.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 13년 만의 500만 관중과 함께 2008년 3대 화두 가운데 하나가 '스무 살 천하'였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정규시즌 MVP, 골든 글러브 3관왕에 빛나는 SK 에이스 김광현(20). 연습생 출신으로 올림픽 금메달, 정규시즌 MVP 투표 2위, 골든 글러브를 거머쥔 두산 외야수 김현수(20).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현수가 학교로는 1년 선배지만 둘은 1988년생, 동갑내기다.
1988년은 프로야구 최고참인 한화 송진우(42)가 서울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해다. 송진우는 동국대 84학번이다.
김광현 김현수 말고도 올해 프로야구 주요 개인타이틀 수상자는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평균자책점 1위인 KIA 윤석민이 22세, 홀드 1위인 SK 정우람이 23세다. 도루 1위 이대형이 25세로 '연장자'에 속한다.
개인타이틀뿐 아니다. 8개 구단의 주축 선수들이 올해 들어 대부분 젊은 세대들로 바뀌었다. 만 19세이던 2006년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석권했던 한화 류현진(21),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부터 대표팀에 단골로 발탁되고 있는 KIA 이용규(23), 히어로즈의 '뉴 아이콘'으로 떠오른 강정호(21) 등도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겼을 뿐이다.
세대교체는 팀 성적과도 직결됐다. '젊은 피'들이 대거 점령한 SK는 통합우승 2연패를 이뤘고, 두산도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반면 세대교체가 더디거나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한 한화 KIA 히어로즈 LG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떨까. 내년에도 '스무 살 천하'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 김현수 등 올 한 해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양대 산맥이 건재하고 두산 성영훈(18), 삼성 김상수(18), LG 오지환(18) 등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되는 '예비 새내기'들이 넘친다.
특히 150㎞대의 묵직한 강속구로 무장한 성영훈은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과 함께 한국야구를 짊어질 재목이라는 평가다. 한국야구의 '스무 살 천하'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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