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시인 유시화씨가 1997년 펴낸 인도기행 산문집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엔 그가 여행 중 만난 요가 스승에게서 전해들은 3가지 만트라 얘기가 나온다. 만트라는 '옴 마니 밧메 홈(연꽃 속의 보석이여)'처럼 신비한 힘을 가진 단어나 문장을 반복해서 외는 것으로, 인도를 비롯한 동양의 전통적인 수행법을 뜻하는데 거기에 담긴 삶의 교훈과 지혜는 곱씹을수록 더욱 맛이 난다. 그 스승 역시 "3가지 만트라를 기억하고 따르면 그대의 가장 완벽한 스승은 그대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고 설파했단다. 하늘호수로>
▦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들과 타협하더라도 자신과는 타협하지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찾아오면 그것들 또한 머지않아 사라질 것임을 명심하라.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라. 일어난다 해도 넌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셋째 누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서서 도우라.>첫째>
▦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마저 뜸해진 올 연말연시는 우울하고 불안하다. 어느 날 상사로부터 "김 과장, 올해 몇 살이지"라는 질문을 받은 샐러리맨이 순간 '올 것이 왔구나'라는 표정으로 온갖 생각을 다 떠올리는 내용의 CF는 결코 코믹하게만 와닿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30개 회원국에서 2010년까지 1,000만명의 실직자가 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들리는 얘기마다 사람들의 가슴을 짓누른다. 하지만 지나가지 않는 것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 고대 이스라엘 왕 솔로몬도 이 경구를 늘 가슴에 품고 다녔다.
▦ 얘기가 너무 무겁다고 생각되면 1994년 미국 디즈니사가 제작 개봉한 <라이온 킹> 주제가 중의 하나인 '하쿠나 마타타'의 리듬과 노랫말을 떠올려 보자.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중부에서 사용되는 스와힐리어로, '뭐든 잘될 거야, 근심 걱정은 잊어'라는 뜻을 가진 이 노래는 주인공 심바가 삼촌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 무파사를 잃은 뒤 상심에 빠져 유랑하던 중 멧돼지 품바와 미아캣 티몬이라는 두 친구를 만나 격려와 용기를 얻는 장면에 삽입된 곡이다. 만트라의 지혜와 하쿠나 마타타의 힘으로 곤궁함과 고달픔을 잠시나마 달래보자. 라이온>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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