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가 객실 승무원을 공개 채용하면서 남성을 배제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4일 대한항공이 여승무원은 사내공모와 공개채용을 통해 객실 승무원을 뽑는데 반해 남승무원은 공개채용 없이 일반직 공채 직원 중 사내공모를 통해서만 선발하는 관행이 남성에 대한 성차별이라고 판단,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대한항공이 인사 운영 상의 자율성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특정 성별을 공개채용 지원 자격에서 배제하는 것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사내 공모제 만으로는 남성이 객실 승무원 응시자격을 갖추고도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될 기회조차 부여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비상탈출 진행 등 안전업무가 승무원의 본질적 업무라는 점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함과 친절함 등을 갖춰 객실 승무원 업무 수행에 적합하다는 대한항공의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조사 결과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국내 항공사와 한국인 객실승무원을 채용한 국외항공사 대부분이 객실 승무원 공개채용 때 성별을 제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여승무원은 휴직 및 사직 인원이 많아 사내공모만으로는 인원을 충원할 수 없어 공개채용을 병행하고 있을 뿐, 남성ㆍ여성 모두 사내 파견제도를 통해 객실공무원으로 지원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인권위가 개별 기업의 인력운영에 따른 전략적 입장을 무시한 채 단순 비교만으로 판단해 기업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이번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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