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미분양 아파트 매입시 일시적 양도세 면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꽁꽁 얼어 있는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핵심 조치들이 22일 유보되자 시장은 예민한 반응들을 보였다.
지난 주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으로 송파ㆍ강남구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매물이 급속도로 소화되는 등 기대감이 커졌으나 유보 결정 소식에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전까지 만해도 매수자들의 문의전화가 더러 있었는데, 오후에 유보 소식이 전해지자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급 반전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투기지역 해제 유보로 가격이 떨어지거나 급매물이 다시 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매수,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적어도 투기지역 해제 방침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도, 매수자 모두 관망하며 거래가 다시 중단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지난 주 계약을 체결했던 매수자들 중 일부는 유보 소식에 실망한 나머지 계약해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수 천만원의 계약금을 포기하고서라도 발을 빼려는 것으로 미루어 지난주의 매수세는 실수요 보다는 투기수요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사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이날 결국 유보되면서 건설사들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중견 건설사 K사 관계자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추진 소식에 내년 사업계획을 미루고 있었다”며 “정부가 이도 저도 아닌 ‘유보’로 가닥을 잡는 바람에 우리도 주택 공급계획을 당분간 세우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고충을 반영하듯 이날 오후 주식시장에서도 건설주들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오전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주들이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김용진 본부장은 “이번 건설규제 완화안이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라, 말 그대로의 ‘유보’”라며 “당분간 시장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규제 완화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또 “정부의 ‘유보’ 방침은 시장 상황을 당부간 주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시장도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보’ 상태가 2,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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