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펀드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사건이 두 가지 있었다. 환헤지 및 해외펀드 비과세와 관련된 것이다.
먼저 환헤지. 올해 환헤지를 하고 후회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원래 환헤지란 무엇인가. 환율변동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헤지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환헤지를 하지않고 환노출형으로 투자했을 때를 가정하면 이해가 쉽다. 예컨대 일본펀드를 환노출형으로 가입하고 원ㆍ엔 환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투자수익률이 올라간다. 엔으로 투자했는데 원화로 돌려 받으니 환차익이 생기기 때문. 올해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당연히 환헤지를 한 펀드는 환차익이라는 열매를 포기한 꼴이 됐다.
해외펀드 비과세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은 '비과세'라는 단어만으로 보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혜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펀드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펀드 비과세는 해외주식 매매차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만 비과세이다. 여기에 동전의 양면이 있다. 주식 매매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과표 계산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해외펀드 내에서 채권투자나 환차익으로 이익이 발생했으나, 주식매매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서로 상계 돼 세금이 없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 주식 매매손실이 과표 계산에서 제외되고, 채권투자 이익이나 환차익에 대해서는 과세가 되게 된다. 극단적으로 펀드 전체는 손실이 발생하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듯 환헤지와 비과세는 투자자들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해외펀드 투자 시 이 두 부분을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환차익을 노리고 환노출형 해외펀드에 가입할 경우 환율하락으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점차 진정되고 있다. 올해는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별볼일 없었지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내년은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글로벌 증시가 호전된다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 펀드와 비과세 혜택이 없는 펀드의 투자 수익률은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09년 해외펀드 투자 시 환헤지와 비과세 부분은 시장전망에 맞춰 제대로 해야 한다. 올해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투자수익이 높았고,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09년은 환헤지가 제대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비과세 혜택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상문 삼성증권 PB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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