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가 사 측의 구조조정안을 계속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모기업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내년 1월까지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상하이차의 철수 방침은 쌍용차 최형탁 사장 등 임원진이 23일 국회에서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경영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밝혀졌다. 최 사장은 면담 과정에서 “노조의 구조조정안 거부로 철수가 결정될 경우 그 시기는 내년 1월 초ㆍ중순께가 될 것이며, 이는 쌍용차의 파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판매 부진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이달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다고 밝히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3만6,212대, 수출로 4만653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각각 34.5%, 31.0%나 급감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1,082억원에 달한다. 쌍용차는 재고 소진을 이유로 이미 17일부터 전 공장의 문을 닫았고, 국내 지역본부 10곳 중 5곳을 없애는 등 판매망을 대폭 줄였다.
이 같은 쌍용차의 파국은 극심한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다. 상하이차가 2005년 1월 쌍용차를 인수한 후 노조 측은 “쌍용차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시킨 후 우리를 버릴 것”이라며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 왔다. 더욱이 최근 판매 부진으로 유급 휴직, 공장 가동 중단, 인력 구조조정, 12월 임금 체불 등이 이어지면서 노사가 극한 대립을 빚어왔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휴무 중인 쌍용차 노조원 1,000여명은 이날도 경기 평택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쌍용차의 경영위기는 상하이자동차가 ‘1조2,000억원 투자, 33만대 생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동차 기술을 유출했기 때문”이라며 “사 측은 구조조정과 기술 유출, 일방적인 임금 체불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설령 노사가 극적인 타협을 한다고 해도 대형차와 레저용차량(RV)으로 구성된 쌍용차 라인업으론 당분간 실적 반전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 운영 자금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신차 개발 및 출시도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실제 내년 국내시장에 중형세단(U100)을 출시하려던 계획이 백지화됐고, 렉스턴 후속모델 ‘Y300’ 출시 또한 2010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현 경영 상황을 볼 때 모기업이나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파산할 수 밖에 없다”며 “쌍용차의 파산은 1,000여개 협력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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