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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 대통령 나무' 낸 국립수목원 박종서 원장/ "나무 가장 사랑했던 지도자는 박정희 前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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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 대통령 나무' 낸 국립수목원 박종서 원장/ "나무 가장 사랑했던 지도자는 박정희 前대통령"

입력
2008.12.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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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은행나무, 전두환-독일가문비나무(소나무과), 노태우-분비나무(소나무과), 김영삼-반송, 김대중-금강소나무, 노무현-주목(고산식물)….'

한국의 대통령들이 선택한 나무들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기간 식목일이나 육림의 날(매년 11월 첫째 토요일)에 광릉 숲을 방문, 기념식수한 나무들은 이렇게 서로 다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역대 대통령들이 심은 나무들을 소개한 B5용지 36쪽 분량의 화보집 <광릉숲 대통령 나무> 를 발간했다. 화보집 발간을 주도한 국립수목원 박종서 원장은 22일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녹색시대로 가야하며 녹색시대에서는 단순 조림이 아니라 생태 조림으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지금이 산림정책을 한단계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통령 관련 책을 내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 국립수목원은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능림으로 지정한 뒤 500여년간 천연림으로 보전되고 있다. 박 원장은 "역대 대통령이 이곳에 와 기념식수를 할 때마다 당시의 산림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서로 다르게 변화해왔다"면서 나무를 가장 사랑한 지도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박 원장은 "대통령들은 저마다 삼림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그러한 생각들이 기념식수할 나무를 선택하는데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1970년 제25회 식목일을 맞아 처음으로 국립수목원(당시 광릉시험림) 1.5ha에 14년생 은행나무를 기념식수하면서 본격적인 대한민국 조림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무를 사랑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말은 박 전 대통령이 강조하면서 산림정책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은 '심는 것(조림)'보다 '가꾸는 것(육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이때부터 산림용 비료주기 등 육림사업이 본격화 됐다. 노태우 대통령은 1992년 4월 국토녹화기념탑을 제막하고 40년생 무궁화를 심었다. 이어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4월 "쓸모있는 경제수를 많이 심자"고 역설하며 27년생 반송을 식재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4월 산림헌장이 새겨진 비를 제막하고 17년생 금강소나무를 심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5월 고산식물인 17년생 주목을 식수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박 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나무를 심을 때 삽질을 너무 잘하셔서 주변 내빈들이 따라 하느라 어려움을 겪었고, 야생화 등에 대한 지식이 많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릴 때 접했던 나무와 풀 이름 등에 대한 질문을 해서 직원들이 답변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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