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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 새 소설 '어필'/ 돈의 권력에 무너지는 민주주의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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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 새 소설 '어필'/ 돈의 권력에 무너지는 민주주의 고발

입력
2008.12.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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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시피 주의 작은 마을 보우모어의 법원. 법정에 들어서는 원고는 여덟 달 간격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성 자넷이다.

피고는 유독성 폐기물을 이 마을 상수원에 흘려보내 주민들을 집단 암 발병이라는 끔찍한 결과에 직면하게 한 굴지의 거대기업 크레인케미컬. 법원은 크레인케미컬에 4,1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배상 판결을 내리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법정 스릴러의 대명사가 된 작가 존 그리샴의 <어필> (문학수첩 발행)은 환경소송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본의 지배 앞에서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의 현실을 고발하는 소설이다. 1심에서 패소한 크레인케미컬은 주 대법원에서의 법정 공방을 앞두고 800만 달러를 풀어 변호사 드림팀을 구성한다.

이들의 전략은 선거로 임명되는 대법원 판사 중 한 명을 자기 편 사람으로 구성하는 것. 선거를 앞두고 크레인케미컬은 지역 언론을 매수해 중도적인 판사 쉴라 매카시를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고, 친기업적 판사 론 피스크를 밀어줘 대법원에 입성시킨다.

피스크가 합류한 대법원이 개인상해 판결에서 계속해서 원심을 파기하고 대기업의 손을 들어준다는 결말은, 부정할 수 없기에 더욱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여느 그리샴의 작품처럼 <어필> 도 올해 1월 출간된 후 15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법률의 가장 큰 임무는 가장 약한 사회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볼 능력이 있다"는 쉴라 매카시의 발언은 비단 미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현실에 대한 고언으로도 들린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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