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일본) 가오싱젠(중국) 해럴드 핀터(영국) 오르한 파묵(터키) 등 최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은 반체제적이고 저항적인 성향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소위 '불온성'을 용인하고 작가들의 비판적 사고를 인정해야 하는데, 한국은 정부가 바뀐 뒤 그런 부분이 조금 걱정입니다."
12월말로 임기를 마치는 윤지관(54) 한국문학번역원장이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2006년 4월 취임한 윤 원장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산하기관장 사표 제출을 요구받고 공식 임기 만료 4개월 전에 앞당겨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윤 원장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장기적 토대를 마련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취임초의 다짐을 지키려고 나름대로 애썼다"며 "번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번역아카데미 설립, 우리 출판사의 해외 유수 출판사들에 대한 저작권 판매를 돕는 출판저작권수출지원사업 등이 가장 보람있었던 일"이라고 돌이켰다.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과 관련해 그는 "그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우리 문학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에 매진하다보면 부산물처럼 따라올 것"이라며 "조만간 기회가 올 것이며 고은 선생이 못 받는다면 아마 황석영 선생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황석영씨가 한국일보에 연재한 '손님'과 '심청'을 비롯한 중요한 장편을 잇따라 낸 시기와 한국문학번역원의 체계가 갖춰진 시기가 맞물려, 해외 주요 출판사를 통해 양질의 번역을 내놓아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내년 신학기부터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로 복귀하는 윤 원장은 "그동안 못 읽었던 우리 소설들을 읽으며 현장비평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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