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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라이벌전 지자 감독이 "전학 가라"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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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라이벌전 지자 감독이 "전학 가라" 종용

입력
2008.12.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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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강원 고교축구의 양대 산맥인 K공고와 J고의 정기전이 열린 강릉종합경기장. 양측 응원단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이 경기에는 모교의 자존심뿐 아니라 입장권 판매수익 4,000만원이 후원금으로 걸려 있었다. 결과는 0 대 3 K고의 완패.

성난 K공고 B감독은 A군 등 24명 선수 전원에게 "실력이 형편없다"며 전학을 종용했다. 이 학교 축구부는 지난해 11월 전임 감독이 경기도 모 공고로 옮겨가면서 신입생 3명을 제외한 선수 전원을 데려간 뒤, 후임 B감독이 강원도 및 인근 지역에서 급히 선수들을 끌어와 3월 사실상 재창단 한 팀이다. 선수들끼리 팀워크 맞출 시간도 빠듯했던 셈이다.

K공고에 전학 온 지 짧게는 한 달 반, 길어야 8개월 남짓한 선수들은 충격에 빠졌고 "학교에 남아 운동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B감독은 7월 이들이 먹고 자던 축구부 숙소를 아예 폐쇄해 버렸다. 결국 선수 24명 중 14명이 도내 다른 학교로 전학했고, 2명은 아예 축구를 포기했다가 최근에야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1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전학을 강요한 것은 인권침해"라며 B감독 및 학교장에게 경고 조치할 것을 강원도교육감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피해자들이 전학을 가야 할 귀책사유가 없는데도 숙소까지 폐쇄하며 원치 않는 전학을 강요해 행복추구권과 자기운명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작은 부상에도 운동을 쉬는 등 훈련 참여 의식이 부족하고 경쟁에서 이겨낼 자신이 없는 선수들에게 옮겨 갈 곳을 알아보고 전학 할 수 있으면 가라고 했을 뿐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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