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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8 스포츠] ② 박태환 금빛 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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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8 스포츠] ② 박태환 금빛 역영

입력
2008.12.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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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센터. 스타트라인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5번 레인에 8명의 영자 중 가장 어린 한국의 박태환(19ㆍ단국대)이 있었다.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박태환은 전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짊어진 극심한 부담감을 애써 떨쳐 내고 있었다.

스타트 총성이 울리자 '수영 황제' 그랜트 해켓(호주)이 저만치 앞서 나갔다. 박태환의 체력을 초반부터 소진 시키려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해켓의 작전을 비웃기라도 하듯 150m 지점부터 1위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전세계를 놀라게 한 박태환의 '괴물 스퍼트'가 시작됐다. 해켓은 점점 뒤로 쳐졌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라슨 젠슨(미국)과 장린(중국)이 안간힘을 다했지만 박태환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대한민국 수영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라톤을 제외한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에서 한국인이 올림픽 시상대 가장 윗자리에 오른 것은 박태환이 처음이었다.

아시아인이 올림픽 자유형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의 데라다 노보루(일본) 이후 72년 만이었다.

한국 스포츠사의 신기원을 열어 젖힌 '영웅'은 이렇게 탄생했다. 박태환은 이어 '동양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세계 수영계는 벌써부터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펼칠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박태환의 맞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박태환을 향한 국민들의 환호는 '인기'를 넘어 '신드롬'으로 번졌다. 그가 썼던 헤드폰이 유행했고, 박태환을 모시고자 하는 CF계와 방송계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자만하거나 들뜨지 않았다. 곧바로 짐을 꾸려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갔다. 내년 1월 중순에는 미국 LA로 한달 간의 전지훈련을 떠난다.

한국인들에게 무자년 1년은 박태환의 올림픽 금메달을 기원했던 날들과 그의 금메달에 행복해 했던 날들로 알차게 꾸려졌다. 잔뜩 찌푸린 대한민국에 작은 미소를 선물한 박태환, 그의 신화 창조는 아직도 갈 길이 먼 현재진행형이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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