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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3> 남원우 이화여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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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3> 남원우 이화여대 화학과 교수

입력
2008.12.2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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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는 '2008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에 선정된 남원우(48)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산소화효소 연구자로 2005년 이화여대 첫 석좌교수가 됐다. 산소화효소란 물에 안 녹는 노폐물에 산소를 결합시켜 땀이나 소변에 녹여 배출시키거나, 독성물질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등의 기능을 하는 효소다. 자연히 신약 개발 등으로의 응용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 연구팀의 관심 대상이다.

남 교수는 2003년 'Non-Heme Iron(Ⅳ)-Oxo', 2005년에는 '시토크롬 P450'라는 산소화효소 중간체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사이언스' 지에 발표하면서 이 분야 세계 선두 자리를 꿰찼다. 화학학술지 '어카운트 오브 케미컬 리서치'가 2007년 산소화학 특집호를 낼 때 객원 편집장으로 초청받았을 정도이다.

"어떻게 획기적인 발견을 했느냐구요? 운이 좋았죠. 제가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에요. 다른 할 일이 없었고, 그저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을 뿐입니다."

지나친 겸손이려니 하겠지만 남 교수의 연구인생은 많은 우연으로 점철돼 있다. 서강대에 입학해 전공을 선택할 때 1지망에는 학교 선배였던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따라 최고 인기있던 전자공학과를, 2지망엔 "조교 누나가 예쁜" 화학과를 써넣었다. 결국 "미팅과 술자리로 바빠 성적이 안 따라 주었기에" 화학과를 갔다. 2학년 때 집안 사정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후로는 "말도 안 통하고 친구도 없어 할 수 없이 공부만 했고, 그러다 보니 1등을 했고, 1등을 놓치기 싫어 다시 공부만 했다." 그는 학부시절에만 5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내며 우등생으로 졸업했다.

"만약 2지망으로 화학과를 가지 않았더라면, 미국에 가서도 규모가 작고 교수와 학생이 보다 친밀한 캘리포니아주립대가 아니라 더 큰 명문 대학에 들어갔더라면, 아마 또 다른 인생을 살았겠지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의 성취가 우연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건 물론 아니다. 그는 1년 365일 중 350일을 연구실로 출근하고, 외부 인사와의 약속도 웬만하면 교내에서 해결하는 '개미 연구자'다. 그는 화학자의 길이 우연이라고 했지만 "연구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시도 실험실을 떠나지 못한다.

남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꼭 공부만이 아니라 원하는 것은 뭐든 열심히 하세요. 뜻이 있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이니까요."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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