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초고속 인터넷 등 각종 통신서비스를 신청하면 누구나 이용약관을 받는다. 하지만 깨알처럼 작은 글씨와 어렵고 복잡한 내용 탓에 쉽게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용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피해를 보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약관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거나 수령한 사람은 전체 통신서비스 가입자의 19.5%에 불과했다.
만약 이용약관을 알기 쉽게 만화로 만들면 어떨까. 이용약관을 읽어보는 사람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피해도 줄어들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방통위는 23일 KT, SK텔레콤과 협의해 휴대폰 및 초고속 인터넷 이용약관을 만화로 만들어 각 사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했다. 만화 이용약관(사진)은 통신서비스에 가입할 때 이용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주요 내용을 서비스 가입, 이용 및 해지 단계별로 그림을 통해 설명했다.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해 상황에 맞는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그만큼 이해가 쉽다.
방통위는 앞으로 만화 이용약관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다른 통신서비스 업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만화 이용약관은 이용자와 사업자 간 분쟁을 줄여줄 것"이라며 "그만큼 이용자 권익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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