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불이 나서 문을 닫았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1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 25~31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으로 다시 관객을 맞는다. 오페라극장 입구 어둠침침하던 통로는 식당과 종합매표소 등 관객 편의시설을 갖춘 '비타민 스테이션'으로 꾸며 환하게 새로 단장했다.
예술의전당은 무대 복구에 190억원, 객석 보수에 80억원을 들여 오페라극장을 수리했다. 불에 탄데다 진화 과정에서 물벼락을 맞아 못 쓰게 된 무대 시설과 장비를 싹 바꾸고, 16년 이상 사용해서 낡은 객석 의자도 전부 새로 바꿨다.
무대 장비와 기기는 좀더 튼튼하고 정밀하면서 작동하기 편한 것으로 교체했다. 화재에 대비에 방재 전문가를 채용했고, 스프링클러를 늘리고 소방서와 바로 연결되는 비상전화도 3대 놨다.
객석은 무대가 잘 보이지 않던 150석을 없앴다. 대신 뒷줄을 늘리고 통로를 줄여서 자리를 더 마련했기 때문에 전체 숫자는 2,323석으로 전보다 6석이 줄었을 뿐이다. 박스석의 의자도 무대를 향해 사선으로 배치, 몸을 틀지 않아도 잘 보이게 했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공사로 오페라극장의 음향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객석의 좌우 벽면을 요철 나무판으로 마감해 음향반사판 역할을 할 수 있게 했고, 뒤쪽 벽에는 흡음판을 설치했으며, 무대의 프로시니엄 아치(사진액자 모양의 수직 구조물) 상단에 객석 쪽으로 뻗어나온 날개를 붙임으로써 그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나오는 음향을 모아 반사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잔향은 종전 1.74초에서 1.87초로 길어졌고, 음향의 선명도가 종전 2.59데시벨에서 0.59데시벨(최적은 -1.6~+1.6데시벨)로 크게 개선돼 더 부드러우면서도 또렷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예술의전당 측의 설명이다.
오케스트라 피트는 종전 85㎡에서 127㎡로 넓어져 12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전에는 70명쯤 들어가면 꽉 차서, 바그너의 오페라처럼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작품을 하려면 그 안에 다 앉을 수가 없었다.
예술의전당은 오페라극장 복구비를 충당하기 위해 기부금을 내면 객석에 이름과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객석 기부제를 시작한다. 자리값은 1ㆍ2층 200만원, 3층 100만원, 4층 50만원이고, 2~4명이 앉을 수 있는 2층 발코니석은 2,000만원이다.
오페라극장은 연말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끝나면 다시 두 달간 문을 닫고 정밀 점검에 들어간다. 내년 3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으로 정식 재개관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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