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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0년 만에 자산 재평가…'알짜' 윤곽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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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0년 만에 자산 재평가…'알짜' 윤곽 보인다

입력
2008.12.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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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재평가를 주목하라. IMF 외환 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자산재평가가 부활하면서 주식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환율 급등락으로 눈물 흘렸던 기업들에게는 살아 날 기회이고, 부동산이나 기계 설비 등 유형 자산이 많은 기업에게는 상승 기류를 탈 수 있는 호재인 셈이다.

정부는 환율 상승으로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은 기업을 돕고자 자산재평가에 나섰다. 환율 상승 탓에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실제 발생하지도 않은 외화 환산 손실을 키웠고 환헤지를 한 기업은 관련 상품에 대한 평가 손실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기까지 했다.

때문에 정부는 회계 기준을 대폭 완화해 이들 손실을 연말 결산에 반영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과거 구입한 토지와 건물 등 유형 자산에 대한 평가 기준을 장부가(취득원가) 에서 현재 시장 가치로 바꿀 계획이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자기자본 비율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대외 신용도를 높이고 ▦흑자기업의 경우 재평가 차익 과세로 법인세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자산재평가 차익의 자본 전입으로 무상 증자 재원을 늘릴 수 있고 ▦시가 평가로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11년 도입 예정인 국제 회계기준(IFRS)의 일부를 앞당겨 적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땅 부자 기업이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취득한 토지보다는 과거에 매입했을 경우 훨씬 낮은 장부가를 가지기 때문에 시세 차익도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 또 지방보다 수도권의 자기 변동률이 큰 만큼 수도권에 토지, 건물을 많이 가질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과거 재평가를 받은 적이 없었던 기업일수록 이번 회계 기준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KT의 경우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보유 토지의 장부가 액이 1조1,027억원인 반면 해당 토지의 공시 지가는 5조6,000억원으로 차액만 4조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이나 KT&G 등 과거 공기업이었던 기업들도 보유 토지와 공시 지가의 차액이 2조9,000억원에서 1조4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일방직은 본사 사옥의 장부가가 37억이지만 실제 가격은 1,000억원에 이르는 등 1,200억원의 평가 차이가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롯데칠성을 대표적 부동산 자산주로 꼽았다. 1만200평 규모의 서초동 물류센터의 장부가는 1,110억원이지만 인근 상업용지 가격이 평당 1억원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매각 가치만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증권은 대한제당 대성산업 경방 성창기업 한국전력 롯데칠성 등을 꼽았고 NH투자증권은 우량 부동산을 보유했는데도 저평가된 효성 넥센타이어 세방 현대DSF 등을 지목했다. 한편 하나대투증권은 회계 기준이 완화되면서 손해보험사의 지급 여력 비율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보험주들의 동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함께 달러를 기준으로 한 회계 장부 작성을 허용하는 기능통화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달러화 기준으로 자산과 부채를 재평가하는 것인데 외화로 비행기, 선박과 같은 유형 자산을 취득해 장부상 외화 관련 평가 손실이 크게 나타났던 해운, 항공, 철강회사는 환율 관련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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