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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희망만이 살 길이다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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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한파다.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 같은 한파가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사태'에서 시작된 경제 한파는 지구촌 곳곳을 얼어붙게 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식과 펀드는 물론 실물경제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 모두 얼어붙은 경제로 떨고 있지만 특히 지방은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중소제조업의 경기 전망(BSI : 기업경기실사지수)은 2002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수출과 내수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자금조달 곤란 등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한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미시도 중소기업 운전자금을 지난해보다 늘려서 예산에 반영하는 등 시 차원에서 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다.

주변에서는 "그래도 구미는 좀 나은 편"이라고들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0월 말 현재 총 수출액이 지난 해 같은 기간 287억8,100만 달러에 비해 5% 증가한 303억2,400만 달러로, 올해 목표액인 380만 달러도 달성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매년 근로자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10월 말 현재 구미공단의 근로자수는 7만307명으로, 최근 3년간 약 1만 여명이 넘게 줄었다. 현재의 경기불황만이 이런 현상의 원인은 아니다. 생산라인 자동화, 고부가가치화, 지식기반산업으로의 공단구조 재편 등으로 이른바'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유다. 또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기조에 따라 해외 노동력에 눈을 돌린 탓도 있다.

고용이 늘면 소비도 늘고 소비가 늘면 지역의 경제도 활성화된다. 결국 경기가 살아나려면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21세기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속에 있지만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전통적 경제모델에 따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작금의 경제 위기에 처해'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난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구미시에서는 사람 중심의 희망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첫번째가 건설사업의 조기발주다. 관급공사의 조기발주는 내년 상반기 고용안정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는 경제 불황 한파의 한복판에 서 있다. 건설사업 조기발주는 이러한 문제 해소에 힘이 되고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연쇄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구미시는 또 불황 속에서도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분야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220억원이 증액된 총 715억9,200만원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얼마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시내버스 환승제는 서민들의 기초생활비 지출을 줄여주고 있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한 구미시 장학기금 조성사업도 어려운 가운데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큰 희망으로 다가가고 있다.

경제는 자체 생명력을 지닌 유기체와 같다. 호황이 있으면 불황이 있기 마련이고 경제가 글로벌화하면서 그 파장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다. 경제 한파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 원유값이 하락하고 노동력 확보가 용이해지고 있다. 특히 구미시는 국가5공단 조성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고용창출과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의지가 중요하다. '나눔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희망나눔 캠페인의 슬로건처럼 지금의 위기를 힘을 모아 극복하면 분명 기회라는 희망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희망만이 살 길이다.

남유진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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