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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 경영혁신안은 자기희생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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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 경영혁신안은 자기희생이 부족하다

입력
2008.12.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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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한편 2013년까지 인력의 15%를 줄이기로 했다. KBS 노사가 모처럼 위기의식을 갖고, 함께 자구책을 마련한 것은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KBS가 진정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임금 동결부터 그렇다. 올해 KBS의 예상 적자는 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임금 인상 얘기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방송기관이란 이유로 KBS는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임금이 높다. MBC나 SBS보다는 낮지만, 인건비 비중은 1.4~2.2배나 된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지역국의 차량 운전원 같은 비정규직 몇 명의 임금을 몇 푼 깎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다른 공공기관은 없앤 지 이미 오래다. 유일하게 KBS만 지금껏 고수해 방만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2002년과 2004년, 감사원의 두 차례 폐지 요구마저 묵살했다. 이러니 KBS가 5년 동안 누적 적자에 허덕이는 것은 당연하다.

KBS가 고비용 저효율에 따른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임금을 낮추는 동시에 불필요한 인력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이번 경영혁신안에는 그런 각오와 결단이 없다. 15% 인력감축도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신규 인력채용을 줄이면서 5년 동안 저절로 감소하기를 기다린다는 안이한 발상이다.

물론 경영부실의 원인이 과다한 인건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만한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 이병순 사장이 들어와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으면서 제작비만 비싼 프로그램과 연예인 진행자들을 과감히 없앤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KBS가 정신을 차렸다고 여길 국민은 많지 않다. KBS는 경영위기 극복은 자구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되뇐다. 그러나 그런 변명이나 요구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에는 여전히 자기 희생이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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