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9월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 이후 실물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끝없이 추락 할 것 같던 주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18일 종가(1,175.91)는 지난달 20일 저점(948.69)과 비교하면 24% 가까이 올랐고 돈도 꾸준히 흘러 들어 시가 총액이 40여 일만에 600조원(17일)을 돌파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여전히 녹록치 않은 탓에 이 상승세가 언제까지 갈 것인 지, 지금 주식 투자를 해볼 만 한 지 등 궁금증은 쌓여 만 간다. 대표적 '낙관론자'인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비관론자'의 대명사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증시의 앞날을 물었다. 두 사람은 회사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 임을 강조했다.
주가 더 오를까, 떨어질까
김영익 센터장은 낙관론자답게 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실물 경기가 내년 1분기 가장 나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는 이런 우려들을 이미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며 "경기선행지수 역시 올 4분기 이후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주가에 대해 내년 1분기 중 1,500선까지도 갈 수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 ▦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분위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고 ▦실제 지난해 50조원이었던 개인의 자본잉여금이 올해 3분기 이미 50조원을 넘어섰으며 ▦경상 수지 흑자→환율 하락→ 소비심리 상승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점 등을 들었다.
반면 이종우 센터장은 "내년 1~2월 1,300까지 올랐다가 이후 다시 하락장에 들어설 것"이라며 900선까지 또 한번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현재 상승세는 주가가 올 가을 너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많이 반영된 때문이며 실제 경기는 빨라야 내년 3분기 중반에서야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정부가 계속 한 발 늦게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 정책이 실제 적용되면 기대 대신 실망이 커질 것"이라며 "정책이 빛을 낼 때까지 주가는 답답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지금 투자해야 하나? 종목은?
김영익 센터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탈 것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 역시 해볼 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주 그 중에서도 증권주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증권회사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각국 정부의 강력한 금융 위기 타개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가능성이 높다"라며 "특히 대형 증권 회사는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통해 수익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밝혔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잦아들고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주가 상승의 분위기를 타면 수익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종우 센터장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미 최근 저점(10월 24일)에서 20% 이상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오른다 해도 많이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까닭에서다. 그는 "짧게 치고 빠지기를 잘 한다면 모를까 이 역시 쉽지 않다"며 "다시 한 번 떨어진 다음에 투자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높을 때보다 되려 낮을 때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앞으로 무엇을 주목해야 하나?
김영익 센터장은 향후 주식투자시 관심있게 봐야 할 지표로 ▦경기선행지수 ▦국고채와 은행채의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장단기 스프레드 ▦신용디폴드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시장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지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전반적인 경기흐름과 시장리스크를 주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종우 센터장은 시중 금리를 강조했다. 실제 돈이 얼마나 잘 풀리고 필요한 곳에 돌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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