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KCC 허재(43) 감독이 사령탑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선수단과의 불화설로 팀 분위기가 바닥인 데다 연패에서 헤어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허 감독이 이끄는 KCC는 2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64-66으로 졌다. 지난 7일 KT&G전부터 무려 7연패 수모를 당한 KCC는 올시즌 원정 8전 전패 불명예 기록도 이어갔다. 또 9승13패로 SK에 공동 8위를 허용했다.
KCC는 출전시간을 놓고 구단과 마찰을 일으킨 서장훈을 지난 19일 전자랜드로 트레이드했지만, 서장훈이 떠난 후에도 2연패를 당했다. KCC 입장에서는 도려내야 할 '환부'를 제거하고도 병세가 나아지지 않은 만큼 결국 서장훈 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한 농구관계자는 "KCC의 문제는 서장훈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서장훈만 보냈다고 치부가 덮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KCC는 서장훈과 '트윈 타워'를 구축했던 하승진마저 19일 전자랜드전서 오른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당해 4주 진단을 받았다. 하승진은 이날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KCC는 졸지에 최대 강점인 '높이'를 잃어버린 셈이다. 허 감독은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활용해 빠른 농구를 펼쳐 보이겠다"고 했으나 하루 아침에 팀 컬러를 바꾼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날 경기에서 KCC는 일찌감치 예견된 것처럼 이적생들과 기존 선수간의 호흡을 숙제로 떠안았다. 속공 찬스에서 손발이 맞지 않아 가로채기를 당하는가 하면, 엔드라인에서 가까스로 살린 공은 같은 편의 몸에 맞고 아웃됐다. 해결사 부재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잦은 교체를 하다 보니 기존 동료간의 호흡도 엇박자를 냈다.
앞으로 3번만 연달아 지면 10연패. 2006~07시즌 세운 팀 최다연패 수모를 다시 한 번 겪게 된다.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혔던 KCC는 꼴찌 수모를 당했던 2006~07시즌의 연패 '악몽'을 반복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삼성은 올시즌 한 경기 최다관중(8,924명)이 모인 가운데 5연승에 성공, 11승11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안양에서는 KT&G가 KTF를 80-75로 꺾었고, SK는 대구에서 오리온스를 83-76으로 제압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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